
“할아버지는 6·25전쟁 참전 용사이셨어요.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자랑스럽다’고 종종 말씀하셨죠.”
8일 오전 경기 파주시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의 추모제단 앞.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 링컨주 지역 대표 폴 잭슨 씨(33)는 ‘베레모’ 형상의 참전비에 헌화한 후 이처럼 말했다. 잭슨 씨의 할아버지인 고 로버트 쿡 씨는 6·25전쟁 당시 투입된 영국군 8만1084명 중 한 명이다. 1953년경 파병돼 탱크 운전수로 참전했다. 잭슨 씨는 “할아버지도 스카우트 단원이셨는데, 같은 (스카우트) 배지를 달고 이곳에 방문하게 돼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날 추모공원 투어에는 잭슨 씨 외에도 영국군 참전용사의 후손 4명이 참여했다. 참전용사의 후손인 데이지 밀린 양이 헌화에 나서기도 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에서 가장 먼저 퇴영한 영국 단원들은 한국 탐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영국 단원 400여 명은 이날 국가보훈부의 지원을 받아 영국군 전투 추모공원,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등을 찾아 영국군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영국 단원 400여 명은 32도에 육박하는 기온과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에서도 6·25전쟁과 영국군의 참전 활약상에 대한 주한 영국대사관 측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72년 전 이곳에서 발발한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전투에서 희생된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시간도 가졌다. 일부 단원들은 행사 이후 추모의 벽에 새겨진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쓸어내리며 읽었다. 영국군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단원들도 있었다. 참가자 네이션 컬런 군(17)은 “영국을 대표해 참전용사들에게 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파주=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