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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美재무 방중에 中 경제인사 ‘총출동’

옐런 美재무 방중에 中 경제인사 ‘총출동’

Posted July. 08, 2023 08:14,   

Updated July. 08, 20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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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7일 리창(李强) 총리 등과 만나 미중 고위급 경제 소통 재개를 논의했다.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서 권력 서열 2위와 만난 것은 8년 만이다. 미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중국이 희귀 금속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놓은 가운데 양국이 경제 분야 긴장 완화와 협력 확대를 모색한 것이다.

전날 중국에 도착한 옐런 장관은 류허(劉鶴) 전 부총리와 이강(易綱) 중국 런민은행장 등을 만나 공식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라고 불리는 류 전 부총리는 올 3월 은퇴 이후에도 미중 경제 관계 같은 핵심 현안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옐런 장관은 이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 총리를 면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 갈등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 총리가 방중한 미 재무장관과 면담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최고위급 경제 인사들이 총출동해 대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옐런 장관은 9일까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류쿤(劉昆) 재정부장 등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중국 고율관세 부과에 반대해온 비둘기파 옐런 장관에게 기대감을 내비쳤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후시진(胡) 전 환추시보 총편집인은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옐런의 방문을 환영해야 한다”고 올리기도 했다.

옐런 장관도 중국 도착 직후 트위터에 “베이징에 오게 돼 기쁘다”며 “이번 방문은 소통할 기회이자 의사소통 오류 또는 오해를 피할 기회”라고 올렸다. 그는 베이징 중심가 윈난의 한 음식점 홀에서 젓가락으로 먹는 모습을 공개하며 우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옐런 장관은 7일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인들과의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중국의 희귀 금속 수출 규제와 반(反)간첩법 시행 등을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보조금 확대 같은 비(非)시장 정책과 외국 기업의 시장 접근을 막는 장벽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며 “또 반도체에 사용되는 두 가지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의 새로운 수출 규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대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한 것으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시장 개혁으로의 전환이 중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무역전쟁과 디커플링(decoupling·분리)에는 승자가 없다”며 “미국이 구체적 행동을 통해 양국 경제, 무역 관계가 건전하게 발전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미국이 해결해야 할 ‘6가지 중국의 우려’로 중국산(産)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철폐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철회, 중국 기업 제재 해제,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 규제 완화, 중국과 제3국 간 협력 제한 압박 중단을 제시했다.


워싱턴=문병기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