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 취득 시험이 어려워져 교육 받지 못한 난민이나 나이 든 이민자, 장애인 등이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시민이민국(USCIS)이 밝힌 개정 시민권 시험에는 영어 말하기가 추가된다. 그동안은 지원자가 작성한 신청 서류 내용을 토대로 한 면접관 질문에 대답하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날씨, 음식을 비롯한 일상생활 관련 사진을 보여주면 그에 맞는 내용을 직접 영어로 묘사해야 한다.
미국 역사와 정부에 관한 지식을 묻는 ‘시민의 권리와 의무’ 시험은 단답형에서 객관식으로 바꾼다. 기존 ‘1900년대 미국이 참전한 전쟁은?’ 같은 질문은 답이 여러 개여서 그중 하나만 알면 됐지만 앞으로는 4개 보기 가운데 오답까지 알아야 정답을 맞힐 수 있는 셈이다. 개정 시민권 시험은 올 하반기 시범 실시를 거쳐 내년 말 시행될 예정이다.
시민권 시험이 어려워지는 것에 찬반이 엇갈렸다. 이민자 축소를 주장하는 쪽은 ‘미국 시민권 시험 합격률은 96%로 독일 영국 같은 나라보다 높아 시민권 취득이 너무 쉬웠다’며 반기고 있다. 이들은 “귀화하려는 사람 대부분은 난민이 아니라 미국인 가족에 의한 초청 이민자”라며 “엄격한 시험은 미국 사회와 경제에 쉽게 통합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전문대 평생교육원에서 시민권 조정 업무를 하는 미셸 페롯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곳에서 태어나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난민들도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에서 태어났어도 역사 문제를 맞히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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