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850명 쌍둥이 모였다, 분만 의사는 1명

Posted May. 15, 2023 08:27,   

Updated May. 15, 2023 08:27


“놀이공원처럼 꾸며놓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자리로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린이 900명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도 출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요.”

1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운동장. 국내 최고의 다태아(다둥이) 분만 권위자인 전종관 서울대 의대 교수(사진)는 이날 열린 ‘쌍둥이 플러스 홈커밍데이’ 현장을 지켜보며 말했다. 이 자리는 그간 전 교수가 분만을 집도한 다태아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초대한 행사였다. 총 18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아이들만 해도 850여 명이었다. 이들은 페이스페인팅, 인기 만화 캐릭터 ‘뽀로로’ 공연 등을 만끽했다.

전 교수를 찾아오는 임산부 대다수는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임신했거나, 임신 전후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다. 2019년 9월에 각각 1.56kg, 0.41kg 쌍둥이를 낳은 박제영 씨(33)는 “다른 병원들에서는 위험하다며 두 아이 중 한 명을 포기하라고 권했지만 전 교수님이 잘 받아주셔서 건강하게 낳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지영 씨(41)도 “세 쌍둥이의 자연 분만은 흔치 않은 데다 첫째가 25주 만에 나와 굉장히 위험했다. 교수님이 잘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지금까지 쌍둥이 분만 4500건, 세 쌍둥이 분만 550건을 집도했다. 네 쌍둥이 12건, 다섯 쌍둥이도 1건 있었다. 전 교수는 2016년부터 자신이 받아낸 아이들을 포함해 다태아 가족들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집단연구)도 하고 있다. 전 교수는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같은 유전자 구조를 갖고 있어 질병 발병 유무를 통해 환경적 차이를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수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