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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통째 빌려 송유관까지 땅 팠지만…

Posted May. 10, 2023 08:49,   

Updated May. 10, 20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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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변에 있는 모텔을 통째로 임차한 뒤 송유관 매설 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석유를 훔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9일 A 씨(58) 등 4명을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자금책 D 씨 등 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올 1월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의 한 모텔을 월 450만 원에 통째로 임차했다. 이들은 모텔 지하실에서 약 9m 떨어진 곳을 지나는 송유관까지 가로 81㎝, 세로 78㎝ 크기의 땅굴을 팠다.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굴착기 등 기계가 아닌 삽과 곡괭이로만 약 1개월 동안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유관을 불과 30㎝ 앞두고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한복판 왕릉에 땅굴을 파 문화재를 훔치려 한 영화 ‘도굴’을 보는 것만 같았다”고 설명했다.

송유관의 위치는 일평균 차량 6만6000여 대가 오가는 4차선 국도 바로 옆에 있다. 지면 3m 아래 있어 자칫 지반 침하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 위험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범행 현장은 경찰 조사 이후 현재는 원상 복구됐다.

이 같은 대범한 범행 계획은 총책인 A 씨와 대한송유관공사에서 근무하다 송유관 절도 혐의로 구속된 뒤 출소한 기술자 B 씨가 짰다. 이들은 석유를 빼낸 뒤 기름을 판매하기 위해 충북 청주와 옥천 등 주유소 2곳을 임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범행 가담자들에게 L당 400∼500원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충북 옥천의 주유소를 임차한 후 한 차례 굴착을 시도했지만, 땅굴에 물이 차 포기하고 올해 1월 청주를 2차 범행 지역으로 선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입수한 뒤 범행 현장을 급습했다”고 밝혔다.


이기진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