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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칸에선… ‘K-콘텐츠’ 판권 구매 경쟁

지금 칸에선… ‘K-콘텐츠’ 판권 구매 경쟁

Posted May. 25, 2022 09:12,   

Updated May. 25, 202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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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리고 있는 ‘칸 필름마켓’ 현장. 세계 최대 규모의 필름마켓인 만큼 각국에서 몰린 영화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온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직원 크리스토퍼 미넬레 씨가 한국영화 배급사 NEW의 자회사인 콘텐츠판다 부스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는 다음 달 국내 개봉하는 영화 ‘마녀2’의 프로모션 영상을 주시하고 있었다. ‘마녀2’는 최근 아시아 국가의 상영 판권 판매가 모두 끝나는 등 바이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넬레 씨는 “‘마녀2’ 판권을 사고 싶은데 우리 입장에선 좀 비싼 편이라 아쉽다”며 “한국영화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다. 장르영화는 매우 기발해 최대한 한국작품을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연달아 세계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둔 가운데 올해 칸 필름마켓에선 바이어들 간의 ‘K콘텐츠 판권 사들이기’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특히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던 칸 필름마켓이 올해부터 정상화되면서 바이어들의 발길은 한층 분주해졌다.

 이날 NEW 부스를 찾은 말레이시아의 영화 제작 및 배급사 직원 모하마드 샤히르 술라이만 씨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좀비물 중에서도 한국에서 만든 좀비물에 가장 열광한다”며 “이번에도 새로운 좀비물이 있는지 보러 왔다”고 했다. 이어 “상영 판권만 사는 게 아니라 아예 한국에 가서 직접 영화를 찍을 계획도 있다”며 “지금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K콘텐츠라면 다 좋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지 바이어들과 상담하던 이정하 콘텐츠판다 본부장은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히트를 친 후 K콘텐츠의 지위가 올라간 분위기가 확실히 느껴진다”며 “별도 약속도 잡지 않고 즉흥적으로 부스에 오는 해외 바이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경범 CJ ENM 영화해외사업부장도 “팬데믹 기간 K콘텐츠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늘면서 필름마켓에서 K콘텐츠부터 둘러보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을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시킨 CJ ENM 부스에도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일본 도쿄에서 온 한 영화사 관계자는 “‘브로커’를 사고 싶었는데 이미 다 팔렸다고 한다. 빨리 다른 한국작품을 확보하러 가야 한다”며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브로커’ 영화가 26일 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기도 전인 23일, ‘브로커’ 판권은 이미 171개국에 선판매됐다. 박찬욱 감독의 6년 만의 장편영화 복귀작으로 주목받는 ‘헤어질 결심’ 역시 192개국에 판매됐다. 23일 ‘헤어질 결심’이 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만큼 판권 판매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전 한국영화 판권 판매 최고 기록은 205개국에서 판매된 ‘기생충’이었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