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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 전 테라노스 창업자 4개 혐의로 유죄

Posted January. 05, 2022 08:23,   

Updated January. 05, 20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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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렸지만 내부 고발과 탐사보도 등으로 사기임이 들통난 미국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스 창업자(38·사진)가 3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 검찰이 그를 기소한 것은 2018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홈스의 출산 등으로 미뤄져 작년 9월에야 재판이 시작됐다.

 이날 배심원단 12명은 홈스에게 적용된 11가지 혐의 중 투자자 사기, 사기 공모 등 4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 혐의는 각 20년, 최대 80년 징역형이 가능하다. 홈스 측은 곧바로 항소할 뜻을 밝혔다.

 이날 수십 명만 들어갈 수 있는 방청석 티켓을 구하려고 사람들이 새벽부터 법정 앞에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유명 감독 애덤 매케이는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1984년 수도 워싱턴에서 태어난 홈스는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2003년 테라노스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흔치 않은 여성 창업자인 데다 화려한 외모의 백인, 명문대 중퇴 이력, 잡스의 복장을 연상케 하는 검은 터틀넥 스웨터 착용 등이 어우러져 일약 실리콘밸리의 스타가 됐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월마트를 운영하는 월턴 패밀리 등 쟁쟁한 사람들이 투자자로 참여했고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같은 정계 거물도 잠시 이사를 지냈다. 한때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90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에 달했다. 홈스의 순자산 또한 45억 달러(약 5조4000억 원)에 이르러 2015년 포브스가 선정한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가 됐다. 하지만 검찰 기소 후 기업 가치는 ‘0’으로 추락했고 테라노스 또한 청산됐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