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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장 봉준호

Posted September. 03, 2021 08:28,   

Updated September. 03, 202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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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는 지나가고 영화는 계속될 겁니다.”

 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개막한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봉준호 감독(52)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인이 세계 3대 영화제(베니스·베를린·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 감독은 팬데믹이 영화계를 어렵게 했다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코로나로 세계의 영화 제작자들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팬데믹을 돌이켜보면 이 시기는 시험이었고, 영화의 생명력을 보여준 것 같다”며 “영화 제작자로서 영화와 그 역사가 쉽게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영화제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봉 감독은 “젊은 영화인들로부터 새로운 이탈리아 영화를 경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감독 모두 그들만의 창조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고 모두 훌륭하다. 그들을 하나로 모아 폭발적인 효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 기준과 관련해 봉 감독은 “어떤 기준이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영화를 고르기 위해서는 모두 다를 수 있는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심사위원들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했다.

 1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56개국 총 92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선정하는 경쟁 부문 초청작은 21편이다. 봉 감독은 폐막일에 황금사자상 발표를 진행한다. 한국 영화는 올해 초청작에 들지 못했다.

 1932년 시작한 베니스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영화제다. 1987년 배우 강수연(55)이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02년 이창동 감독(64)과 배우 문소리(47)가 영화 ‘오아시스’로 감독상과 신인여배우상을 수상했다. 고 김기덕 감독(1960∼2020)은 2004년 ‘빈집’으로 감독상을,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각각 수상했다. 심사위원으로는 2006년 박찬욱 감독(58), 2016년 문소리가 참여했다.


이기욱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