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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전사태, 비트코인 채굴이 원인”

“이란 정전사태, 비트코인 채굴이 원인”

Posted May. 25, 2021 08:24,   

Updated May. 25, 20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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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연일 정전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주요 언론들이 정전의 원인 중 하나로 비트코인 채굴을 들었다. 이란에 대한 미국발 금융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비트코인 채굴이 외화벌이 수단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AFP통신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주요 도시 테헤란, 시라즈 등에서 22∼23일 간헐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수도 테헤란은 22일 전력이 총 3차례 끊겼고, 테헤란 인근 지역에서도 최소 2시간가량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주요 도시 시내의 일부 신호등이 마비돼 교통체증을 겪기도 했다. 이에 이란 전력 당국은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지역별로 매일 2시간씩 순차적으로 전력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란 국가전기산업 관계자는 AFP통신에 “고온이라 전력수요가 많아졌지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 열풍으로 평소보다 전력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은 대량의 서버를 동원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많다. 앞서 이란 당국은 올 1월에도 전력 소모가 극심하다는 이유를 들어 가상화폐 채굴장 폐쇄 조치를 내렸다. 당시 이란 당국은 자국 내 공식적으로 등록된 채굴장 24곳을 제외하고 250MW(메가와트) 규모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불법 비트코인 채굴장 1620곳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 등 국제 제재로 인해 달러 결제가 불가능해지자 우회 거래를 위해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든 업체가 많아져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 분석을 인용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약 4.5%가 이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추산하면 이란의 연간 비트코인 생산량은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에 이른다.


임현석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