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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에 잃은 아내 찾아… 10년째 바다 속으로

쓰나미에 잃은 아내 찾아… 10년째 바다 속으로

Posted March. 12, 2021 07:43,   

Updated March. 12, 202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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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다카마쓰 유코 씨(당시 47세·여)는 미야기현 77은행 오나가와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은행 옥상으로 대피했지만 10m 이상 높이의 지진해일(쓰나미)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는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다.

 미야기현 오나가와에 사는 남편 다카마쓰 야스오 씨(64)는 그 후 10년간 아내를 찾아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아내가 옥상에 대피한 채 휴대전화로 보낸 메시지 ‘괜찮아? 집에 가고 싶어’라는 문자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2014년 4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한 다카마스 씨는 지금까지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바다로 뛰어들었다. 여태 작은 유류품 하나 발견하지 못했지만 다카마쓰 씨는 바다 수색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다카마쓰 씨는 “바다에 몸을 담그면 마치 아내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며 “아내 시신이라도 찾아 좋아하는 침대에서 재우고 편안히 묻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미야기현의 지방 신문인 ‘이시노마키 일일신문’은 최근 이 같은 다카마쓰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0주년을 맞아 일본 언론들은 10년이 흘러도 여전히 고통 속에 사는 이들을 조명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 등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는 1만5899명이다. 실종자 2526명, 10년간 피난생활 도중 건강 악화 등으로 인한 사망자 3767명까지 합치면 사망자는 총 2만2192명에 달한다. 아직도 피난 생활을 하는 이도 4만 명이 넘는다.

 이와테현 오후나토시의 한 가설주택에서 사는 무라카미 가쓰야 씨(78)는 피난민 중 한 명이다. 가설주택이 철거되면 또 다른 가설주택으로 옮겨 다니는 형태로 10년을 떠돌았다. 지금 사는 곳엔 지난해 4월 이사해 둥지를 틀었다. 그는 “어떻게든 (가설주택에서) 생활을 연명해 나갔다. (지난 10년이) 긴 것 같기도 하면서 짧은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 대지진 당시 인근 도시인 게센누마시에서 딸과 함께 쇼핑을 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쓰나미를 직감하고 산 위 높은 곳으로 올라가 목숨은 건졌다. 산 위에서 자신의 집이 쓰나미에 쓸려간 것도 확인했다. 그때부터 가설주택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 무라카미 씨는 “가설주택은 무더위와 강추위에 약하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집 전체가 흔들려 매우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출가한 아들과 딸에게 짐이 되기 싫어 10년을 가설주택에서 버텼다. 지난해 말에는 위암이 발견돼 절제 수술을 받았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때 27만 명까지 거주했던 가설주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와테현도 이달 말 가설주택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무라카미 씨는 다음 달 인근 시영주택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도쿄=박형준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