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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부상-악재 무성한 우즈, 신화도 멈출까

스캔들-부상-악재 무성한 우즈, 신화도 멈출까

Posted February. 25, 2021 08:16,   

Updated February. 25, 20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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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차량이 전복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두 다리를 심하게 다쳐 프로골프 선수 생활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AP와 ESP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즈는 23일 오전 7시 12분경(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내리막길을 달리다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다. 운전대를 잡은 우즈가 유일한 탑승자였고, 다른 차량과의 충돌은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도끼와 끌 등을 동원해 앞 유리창을 깨고 우즈를 구조했다. 우즈는 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름 등을 침착하게 답했다고 한다.

 사고는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32km 떨어진 롤링힐스에스테이츠와 랜초팰로스버즈 경계 도로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난 도로는 왕복 4차선의 가파른 내리막길 구간으로 제한 속도는 시속 45마일(약 72km)이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가 몰던 SUV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여러 차례 구르며 반대편 차로의 나무 등을 들이받은 뒤 도로에서 약 9m 떨어진 비탈에서 멈췄다. 앨릭스 비야누에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은 “약물이나 음주 등의 영향을 받은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즈가 사고 당시 과속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정상 속도보다 비교적 더 빠르게 달린 것 같다. 차량 급제동의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우즈가 몰던 차는 현대자동차의 2021년형 제네시스 GV80이다. 지난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열렸는데 현대차는 이 대회 스폰서였다. 이 대회의 주최자이기도 한 우즈는 대회를 전후해 현대차로부터 GV80를 제공받아 이용해 왔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SUV 내부가 거의 파손되지 않으면서 우즈가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살아남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우즈는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인근 하버-UCLA 메디컬 센터로 이송된 우즈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수 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친 뒤 애니시 마하잔 이 병원 원장은 “오른쪽 다리와 발목 등에 긴급 수술을 실시했다. 골절된 복숭아뼈와 종아리뼈 등을 핀과 나사 등으로 고정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언제쯤 회복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골프계는 충격에 빠졌다. 우즈와 절친한 프로골퍼 저스틴 토머스는 “그가 무사하길 바랄 뿐이다. (사고에 충격받은) 아이들이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의 선임 고문 제이슨 밀러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빠른 쾌유를 바란다. 당신은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글을 올렸다.

 골프 황제로 승승장구하던 우즈는 2009년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각종 성 추문과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실력으로 모든 걸 이겨냈다. 2014년 이후 올 초까지 허리 수술만 5차례를 받았다. 우즈는 이번에도 다시 ‘황제’의 모습으로 필드 위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의 마지막 PGA투어 대회 우승은 82번째 타이틀이었던 2019년 10월 조조챔피언십이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