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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트럼프 탄핵 찬성 의원 둘러싸고 논란

공화당, 트럼프 탄핵 찬성 의원 둘러싸고 논란

Posted February. 05, 2021 08:16,   

Updated February. 05, 20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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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의 의회 난입으로 순직한 백인 남성 경찰 브라이언 시크닉(43)의 추모 행사에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의회 및 군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그간 미 사회가 경찰, 군인 등의 공무상 순직을 각별히 추모해 왔지만 행정부와 입법부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전대미문의 의회 난입으로 미 민주주의와 법치가 훼손된 바로 그 장소에서 이번 사태의 희생자를 추모해 미국을 바로 세우겠다는 각계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3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집권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민주당 소속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도 등장했다. 시크닉 경관의 유해와 성조기는 2일 오후부터 로툰다홀 중앙에 놓여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2일 밤,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3일 아침 공식 추모 행사 전 따로 들러 시크닉 경관을 기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해 앞에서 가슴에 잠시 손을 얹은 뒤 성호를 그으며 그를 추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도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요새를 지키다가 숨진 영웅이다. 온 나라가 그의 죽음을 슬퍼한다”고 썼다.

 정치 지도자, 군 지휘관이 아닌 사람의 유해가 의사당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 언론은 시크닉 경관의 유해가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로자 파크스, 복음주의 지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 1998년 의사당 총기 난사 사건 때 사망한 경찰관 두 명에 이어 5번째로 의회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경기부양안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심해서 추모 행사를 치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수 성향이 짙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의원인 팀 스콧 상원의원과 랠프 노먼 하원의원이 가장 먼저 “시크닉 경관의 유해를 로툰다홀에 안치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 또한 화답해 이날 행사가 마련됐다. 행사가 끝난 뒤 그의 유해는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유족, 동료 경관 등이 눈물로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가족은 “쓰러진 미국의 영웅에게 역사적인 영예를 선사해준 것에 감사한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시크닉 경관은 1978년 뉴욕 인근 뉴저지에서 태어났다. 뉴저지 주방위군, 공군 등에서 복무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파병 경력도 있다. 2008년부터 의회 경찰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달 6일 시위대와 대치하다가 중상을 입었고 다음 날 숨졌다. 6일 가족에게 “시위대의 후추스프레이 공격을 두 번 받았지만 몸 상태가 좋다”는 문자까지 보냈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당국은 아직 그를 사망에 이르게 한 범인이나 정확한 사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시위대가 소화기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