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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자리’ 오른 김정은, 核•수령 우상화 체제로 뒷걸음질인가

‘아버지 자리’ 오른 김정은, 核•수령 우상화 체제로 뒷걸음질인가

Posted January. 12, 2021 08:27,   

Updated January. 12, 20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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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그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추대했다. 총비서는 2012년 아버지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부르며 상징적인 자리로 남겨뒀던 직책이다. 당 대회 결정문은 특히 국가 핵무력 완성과 국방력 강화라는 김정은의 ‘업적’을 들며 “민족 만대를 두고 길이 칭송할 만고절세의 애국 공적”이라고 찬양했다. 북한은 ‘더없는 대경사’를 축하하며 어제 0시를 기해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총비서 등극은 이제 아버지의 반열에 오를 만큼 위상이 공고해졌다는 자신감의 산물일 수 있다. 이달 중 개최를 예고한 최고인민회의에선 ‘영원한 주석’ 할아버지 김일성의 자리에도 오를지도 모른다. 수령이 곧 당이자 국가인 유일독재체제에서 단순한 호칭 바꾸기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 명칭이 바뀔 때마다 수령을 정점으로 한 권력의 집중은 더욱 심화된 것이 북한 김씨 왕조 70년의 역사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더욱 확고한 유일지도체제를 만들지 않고선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의 발로로 읽히는 것이 역설적이지만 엄연한 북한의 현실이다. 제재와 수해, 코로나라는 3중고 속에서 북한은 어디에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고지도자가 군중 앞에서 글썽이는 ‘눈물 쇼’가 먹히는 것도 한두 번이다. 결국 기댈 구석이란 선대의 옛 권위를 빌린 억압체제 강화뿐이다.

 김정은이 가진 것은 핵무기뿐이다. 그렇게 물신화된 핵 숭배를 수령 숭배로 이어가며 우상화 국가로 퇴행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런 허상의 권위를 이용한 주민 쥐어짜기뿐이다. 핵을 쥔 수령이 이끄는 체제에서 주민들은 더욱 가혹한 감시와 통제로 내몰릴 것이다. 북극 한파가 몰아치는 심야의 열병식장에 동원된 병사와 주민들이 당장 직면한 현실이다.

 활로는 비핵화를 통한 개혁개방 밖엔 없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핵을 내세워 미국에 공갈치면서 남한은 길들이겠다고 한다. 뒷전에 있던 김영철을 통일전선부장으로 일선에 복귀시킨 것도 허세와 기만의 대외거래도 재가동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거짓 쇼가 국제사회에서 다시 통하겠는가. 핵을 끌어안고선 내폭(內爆)이냐 고사(枯死)냐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