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등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러카레이(사진)가 12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카레이가 영국 콘월에서 폐렴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1931년 영국에서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월로 태어난 러카레이는 60년간 영국과 동독, 옛 소련을 무대로 냉전시대와 그 이후의 비정한 스파이 세계를 다룬 작품 20여 편을 발표했다. 그는 장르로 여겨지지 않던 스파이 소설을 문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1963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1974년) ‘스마일리의 사람들’(1979년) 등 작중 페르소나인 조지 스마일리를 중심으로 한 작품은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작품 10여 편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박찬욱 감독도 2018년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영국에서 연출했다.
그는 1960년대 초반 영국 정보기관 MI6에서 첩보원으로 일하던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썼다. 세 번째 작품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가 베스트셀러가 되자 MI6을 떠났다. 그의 작품은 당대 007 시리즈의 화려한 스파이의 삶 대신 배신과 반역 같은 비열하고 냉정한 측면을 강조했다. 팔순이 넘어서도 2017년 ‘스파이의 유산’을 쓴 데 이어 지난해 ‘Agent Running in the Field’를 출간했다.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 끔찍한 해가 문학의 거장과 인류애적 정신을 모두 앗아갔다”고 애도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 스마일리를 연기한 배우 게리 올드먼은 “조지 스마일리를 연기한 것은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추모했다.
김재희 jett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