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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주의자의 미 대사 테러, 한미동맹에 금 가선 안된다

반미주의자의 미 대사 테러, 한미동맹에 금 가선 안된다

Posted March. 06, 20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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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테러는 시대착오적 반미주의자가 저지른 광기의 범죄였다. 김기종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는 어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5cm 길이의 과도로 리퍼트 대사를 공격했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커터칼 피습을 떠오르게 하는 끔찍한 사건이다. 미국대사가 동맹국인 한국에서 테러를 당한 것은 처음이어서 워싱턴의 충격도 크다. 국민의 이름으로 테러를 규탄하며 리퍼트 대사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

김 씨는 범행 현장에서 거듭 전쟁 훈련 반대라고 소리쳤고 경찰서에서는 미국 놈들 혼내주려고 대사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고 망발을 늘어놓았다. 2일 시작된 키리졸브 훈련에 불만을 품고 우방국 대사에게 칼을 휘두른 그가 북한과는 어떤 연계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김 씨는 2006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6차례 북한을 방문한 뒤 부쩍 반미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가 자발적으로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해 테러를 한 것인지, 아니면 배후세력이 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김 씨는 5년 전 주한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를 던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위험 인물이다. 그는 어제 행사를 주최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회원이지만 참석 확인을 하지 않아 현장에서 손으로 쓴 이름표를 달고 입장했다. 그런데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칼을 숨긴 채 미국 대사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극렬한 반미 성향에 외국대사를 공격한 전과자인 그를 방치해 테러를 예방하지 못한 것은 경찰의 경호 실수다. 미 대사관에서 경호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외교관의 신변보호는 주재국의 당연한 임무다. 민화협의 잘못도 홍사덕 대표상임의장의 사퇴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해 10월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형제라고 부를 정도의 실세지만 덕수궁 옆 관저에서 세종로 대사관으로 걸어서 출근하며 만나는 시민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소탈한 행보를 보였다. 1월 서울에서 태어난 첫 아들의 중간 이름을 세준으로 지었다. 적극적으로 한국민에게 다가섰던 미 대사가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이동하는 장면과 범인이 현장에서 붙잡히는 모습이 세계 주요 언론에 보도됐다. 북한이나 국제 테러단체들이 한국의 보안망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며 우습게 조지 않을까 걱정이다.

북한은 한미 갈등을 노리고 연례 방어훈련인 키리졸브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주한미군 주둔이 남북한 통일에 방해가 된다는 좌파의 주장을 언급했다.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 김씨의 범행동기와 배후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 이번 테러가 한미동맹에 조금이라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수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