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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0명한심한 세월호 국회

Posted May. 22, 201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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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본회의를 시작합니다. 의원님들은 빨리 본회의장에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21일 세월호 긴급 현안질의가 예정된 국회 본회의장에선 이런 안내방송이 여러 차례 나왔다.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하려던 본회의는 계속 늦어졌다. 의원들의 출석률이 너무 저조한 탓이었다. 본회의 시작 전 자리에 앉아 있는 의원은 새누리당 이노근,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 등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은 연신 시계를 바라보며 의원님들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본회의에선 방송통신위원장의 출석 요청안 처리를 하고 나서 긴급 현안질의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석 요청안 처리에 필요한 의결정족수 145명을 채우는 데는 35분이나 걸렸다. 오전 10시 35분 상정된 출석 요청안이 처리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 이후 진행된 세월호 긴급 현안질의에서 질문자로 나선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아무리 바빠도 빨리 빨리 출석하자. 국민들이 보고 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낮 12시 10분경 점심식사를 위해 정회가 선언되자 의원들은 우르르 빠져나갔지만 재개 예정 시간인 오후 2시까지 자리에 돌아온 의원은 별로 없었다. 사회를 맡은 이병석 국회부의장은 오후 2시 45분까지 성원이 안 되면 각 당의 참석자 수와 비율을 발표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덕분에 본회의는 가까스로 다시 진행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원들은 하나씩, 둘씩 빠져나갔다. 오후 4시경에는 50여 명만 남았다.

여야는 이번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면서 세월호 국회라고 명명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의 실체를 밝혀내고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너나 할 것 없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완전히 달라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거창한 다짐도 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태도에선 그 어떤 결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그 자체다. 정치 불신은 정치인들이 자초하고 있다.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