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는 자신의 실력만으로는 세이브를 만들 수 없다. 일단 이기는 상황에서 투입돼야 한다. 물론 선발 투수도 타선의 지원 없이는 승리를 챙길 수 없지만 세이브 요건은 선발보다 좀 더 까다롭다. 팀이 크게 이기면 세이브를 추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2년을 포함해 5차례나 세이브왕에 오른 삼성 오승환의 올해 세이브 수가 예전만 못한 것은 구위가 떨어졌다기보다는 팀이 대승을 거둘 때가 많아서다. 프로야구 대표 마무리 오승환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최고의 소방수 경쟁은 넥센 손승락(31)과 LG 봉중근(33)이 주도하고 있다.
12일 현재 손승락은 39세이브(2승 2패)로 1위, 봉중근은 34세이브(7승)로 2위에 올라 있다. 2006년과 2011년 아시아 최다인 47세이브를 기록했던 오승환은 28세이브로 3위다.
2010년 26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던 손승락은 올 4월에만 9세이브를 올리며 역대 최단 기간 10세이브(11경기)에 성공했다. 5월에도 7세이브를 추가하며 승승장구했다. 2005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손승락은 2006년까지 2년간 선발로 뛰며 그저 그런 성적을 올리다 2007년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시즌을 접었고 20082009년을 경찰 야구단에서 보냈다. 그리고 2010년 컴백 후 보직을 바꾸자마자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그해 넥센의 최고 히트상품이 됐다.
손승락이 45월에 16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봉중근은 10세이브에 그쳤다. 이 기간 넥센은 28승 13패(0.683)고 펄펄 날았고, LG는 20승 23패(0.465)로 5할 승률에도 못 미친 탓이다. 하지만 6, 7월 각각 5세이브를 거두며 페이스를 유지한 봉중근은 팀이 대약진에 성공한 8월 9세이브를 수확하며 한때 손승락과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올해 49경기에 등판해 단 한 번의 패전도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 그의 평균자책 1.19는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이다. 손승락의 평균자책은 2.45, 오승환은 1.44다.
넥센과 LG는 12일 현재 똑같이 16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이변이 없다면 손승락이 두 번째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8월 초중반 손승락이 2세이브를 보태는 동안 봉중근이 8세이브를 쓸어 담으며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것을 떠올리면 아직 타이틀의 주인공을 확신하기는 이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