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26일 세상을 떠난 김세림 양(3)의 희생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법규를 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학부모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일명 세림이법을 만들어 어린이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26일 창원에서 7세 어린이가 태권도장 통학차량에 옷이 끼여 끌려가다 숨졌지만 정부와 각 기관은 구호만 요란한 대책을 내놓았을 뿐 사실상 손을 놓았고 그 사이 어린이들이 또 참변을 당하고 있다. 만약 창원 사고 직후 강력한 통학차 어린이보호법이 제정됐다면 어땠을까. 지입차 사용을 엄벌하는 규정이 생겼다면 세림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은 전용 통학차와 직접 고용한 운전사를 둬 좀 더 안전에 신경 썼을 것이다. 인솔교사가 의무를 위반했을 때 엄벌하는 조항이 만들어졌다면 세림이가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확인한 뒤에야 차에 탔을 것이다. 광각후사경(볼록거울)을 달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법이 생겼다면 운전사는 차 옆으로 아장아장 걸어온 세림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차를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달 26일 창원 사고 뒤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단 한번도 어린이나 통학차 사고를 언급하지 않았다. 관련 기관에 대책을 주문하지도 않았다. 국회는 인사청문회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바빠 어린이 통학차 사고엔 관심도 없었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발의한 관련법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는데 정부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교통 안전 선진국 미국은 달랐다. 한 명의 어린이 사망 사고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 2007년 아버지가 후진하던 차에 깔려 숨진 두 살 아기 카메론 걸브렌슨 군이 계기였다. 의회는 숨진 아기의 이름을 따 카메론 걸브렌슨 어린이교통법을 제정했고 2008년 2월 28일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차에 후진 경고음 장치를 장착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 교통부(DOT)는 후속 조치로 모든 차에 후방카메라와 모니터를 단계적으로 장착하는 중이다.
이은택 nab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