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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절벽 증세 전에 미부자들 기부 행렬 (일)

재정절벽 증세 전에 미부자들 기부 행렬 (일)

Posted December. 10, 20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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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미국 부유층의 기부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환이 늘어나고 있다. 재정절벽 협상 과정에서 일정소득 이상 부유층의 기부금이나 모기지 상환에 대해 세액공제 상한선을 두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내년부터 공제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투자회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계열의 피델리티자선기금이 올 들어 9월까지 12억 달러(약 1조2984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늘어난 것. 또 증권사인 찰스슈왑의 슈왑자선기금 3분기(79월) 기부금 실적이 74% 늘어났고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의 비영리계열사인 뱅가드 자선기금은 11월까지 43% 증가했다. 금융회사의 자선기금뿐 아니라 일반 자선단체도 재정절벽 협상의 불확실성을 기부금 모금에 활용하고 있다. 시카고에 있는 기아구제단체인 피딩 아메리카의 마우라 데일리는 기부금 공제가 줄어들기 전에 기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기부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재정절벽의 불확실성이 기부 외에도 공제 축소나 증세가 논의되는 부유층의 지출 항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부유층은 모기지를 미리 상환하고 고액의 의료비를 늘리거나 많이 오른 주식을 팔고 있다.

재정절벽 협상 시한인 연말까지 3주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정치권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 주례 라디오연설에서 공화당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먼저 공화당이 부자증세를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의회는 98%의 미국인과 97%의 중소기업을 위해 중산층 세제감면 혜택 연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공화당이 부자증세를 수용한다면 메디케어(노인 의료보장)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등 사회보장성 건강보험 비용을 낮추고 연방정부의 사회안전망 프로그램을 추가로 줄일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중산층이나 부유층을 막론하고 세금을 올리면 중소기업 부담이 늘고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행정부가 협상 의지 없이 제 갈 길로만 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지난달 실업률이 2008년 12월 이후 4년 만에 최저치인 7.7%까지 떨어진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 성과라며 재정절벽 협상에서 공화당을 강하게 압박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