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고종석(23)은 가족과 같은 공간에 잠들어 있는 7세 소녀를 납치해 장기가 파열될 때까지 성폭행한 뒤 길가에 내버려두고 사라졌다. 시민들을 경악하게 한 악마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달 30일 새벽 고 씨의 심리를 추적해 봤다.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인식
성범죄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종석과 같은 아동 성범죄자들의 인지 체계는 일반인과 다르다. 또래 성인이 아닌 아동을 상대로도 성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 성() 인지 왜곡은 주로 성인 여성과의 관계에서 실패한 경험을 다른 곳에서 해소하려는 보상 심리나 아동 포르노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도 성욕을 느끼게 되는 관찰학습 탓에 나타난다. 이윤호 동국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고종석이 성인 여성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음란물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자고 있던 A 양을 납치한 것도 처음부터 아동을 목표를 정하고 움직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종석이 자신의 완력을 고려하고 상대방의 저항 수준을 예측한 뒤 옮기기 쉬운 어린 피해자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범인은 아동에게만 성욕을 느끼는 페도필리(아동성애자)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범행 뒤엔 쓸모없는 존재 취급
고종석은 범행 내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행동을 보였다. 범행 장소까지 300m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A 양의 살려 달라는 애원을 묵살했고 성폭행 중 A 양의 주요 부위가 5cm 찢어지고 직장이 파열될 정도로 소녀가 심한 고통을 겪었는데도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는 데에만 충실했다. 6년째 경력의 범죄심리분석관인 서울 강서경찰서 오정은 경사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감정 변화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범행이 끝난 뒤 피해자를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감추지 않고 A 양 집에서 불과 130m가량 떨어진 도로에 버려둔 것도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특성이다. A 양을 인격체로 보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의 범행을 증언할 수도 있는 인간으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고종석도 여느 사이코패스 범죄자처럼 범행 현장을 떠날 때 후련한 기분만 느끼고 피해자에 대해선 쓸모없어진 존재 정도로만 생각해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에 검거된 고종석이 조사 중 사회가 나를 고립시켰다거나 딸 관리를 못한 부모 탓이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책임을 피할 가능성도 높게 봤다. 이수정 교수는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또 다른 특징이 범행을 희생자 탓으로 돌리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