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국가를 오도한 지도자도 있지만 국가 파산의 위기 앞에서 국민에게 쓴 약을 처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정치 지도자도 없지 않다. 이들의 리더십은 세계경제 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요즘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위기 극복 리더십의 원조는 통합과 결단을 보여준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 1979년 그가 첫 여성 총리에 올랐을 때 영국은 패배주의가 만연했다. 노동당 정부의 복지정책에 따른 과다한 공공 지출과 잇따른 노조 파업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치욕까지 겪었다.
대처 총리는 국민에게 통합과 희생을 요구하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며 전례없는 재정 긴축과 공기업 민영화 등 개혁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동서독 통일의 후유증으로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던 2000년대 초 독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회민주당의 전통적 노선을 접고 대대적인 시장 개혁조치를 단행했다. 2003년에는 누구도 일하지 않고 쉬게 해선 안 된다는 정신을 뼈대로 한 경제개혁 청사진 어젠다 2010을 내놓았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 정책으로 인기를 잃어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후임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어젠다 2010으로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문을 열게 한 전임 슈뢰더 총리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사회주의와 포퓰리즘 등으로 후유증을 겪은 여러 남미 국가와 달리 브라질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2002년 말 금속노조연맹 위원장 출신인 그가 예상을 깨고 당선됐을 때만 해도 세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그는 취임 후 연금지급 시작 연령을 7년 올리는 등 국민의 허리띠는 졸라매고 기업의 세금은 대폭 깎아 경제 활력을 되찾는 데 집중했다. 변절자라고 비난하는 지지 세력에게는 처자가 있는 가장이 총각 때처럼 처신할 수 있는가라고 맞받아쳤다. 8년 후인 2010년 그는 국민의 90% 지지 속에 퇴임했다. 그의 재임기간 브라질은 약 3000만 명의 빈민이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경제규모도 세계 12위에서 8위로 상승했다.
배극인 bae2150@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