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지분을 양분()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단독회동은 현 정부 출범 후 일곱 번 째다. 만날 때마다 거의 매번 개운치 않은 뒷말이 나왔지만 이번 만남은 민생 살리기와 국정동반자 관계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화들이 오갔다고 한다.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지 않아 민심 이반이 심각해 이대로 가다가는 여권이 공멸한다는 위기의 공감대를 이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42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침체의 늪에 빠진 것은 삶에 지친 국민이 현 정부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내수 활성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화두로 삼은 민생 살리기가 실적을 내놓지 못하면 단순히 이 대통령의 국정실패로 끝나지 않고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는 어제 회동에서 한나라당은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 모두 하나가 돼서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한나라당은 국정의 주도권을 쥔 친이()마저도 분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정책노선의 차이를 넘어서 각자도생()의 줄서기에 바쁘다. 국민은 한나라당의 친이, 친박() 갈등에 넌더리를 낸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계파에 초연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모처럼 공감한 통합의 대의는 정치적 수사()에 그치고 말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행보에 대해 당직이 아니더라도 제 나름대로 할 수 있지요라고 문을 열어놓았다. 그동안 은둔형 스타일에서 기지개를 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박 전 대표가 보여준 핍박받는 공주 이미지로는 대선가도의 돛에 바람을 모으기 힘들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하면서 반MB표 정서를 흡수했지만 야권 대선 주자군에서 치고 올라오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대중적 지지율이 여전히 1위이지만 정권 교체 요구가 정권 재창출 요구를 앞지르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박근혜표 비전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권창출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승리의 여신은 이번에도 그를 외면할 것이다.
노무현 정권 후반기에 노명박이란 조어()가 유행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천방지축 언행과 정책실패가 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와 준 것이 사실이다. 세간에는 노 전 대통령이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 준 것처럼 이젠 현 정권의 지지부진과 한나라당의 분열이 민주당 정권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만 이런 경고를 듣지 못하고 있다면 큰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