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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해적 한국에 귀화하면 안될까요 (일)

엉뚱한 해적 한국에 귀화하면 안될까요 (일)

Posted February. 01, 201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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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압송된 소말리아 해적 중 한 명이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귀화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관계자는 31일 해적 5명 가운데 압둘라 세룸(21)이 지난달 30일 조사에서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 한국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해경에 따르면 요리사 출신인 세룸은 한국에 압송된 이후 한국은 매우 좋은 나라 같다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 유치장에 입감돼서도 아프리카에 있는 어지간한 호텔보다 한국 유치장이 낫다는 발언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해적들은 또 한국 사람을 납치하고 총부리까지 겨눈 범죄자 신분인데도 얼굴을 가리고 경찰력을 동원하는 등 우리 정부가 이들의 인권 및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도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산 압송 후 지금까지 제공된 한식 백반을 남기지 않고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에도 잘 적응했다. 해적들을 수감하고 있는 부산해양경찰서 측은 해적들이 31일 아침에 제공된 밥과 김치, 두부구이 등을 굿(Good)이라는 감탄사까지 연발하며 모두 남김없이 비웠다며 특히 쌀밥과 김치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요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말리아인은 찰기가 없고 길쭉한 쌀인 인디카를 주식으로 하며 채소는 많이 먹지 않는다는 것. 특히 맵게 양념을 한 김치는 양념을 거의 쓰지 않고 요리하는 소말리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음식이다.

해적들은 유치장 3곳을 2명, 2명, 1명씩 나눠 쓰고 있다.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에게 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는 무함마드 아라이(23)는 공범 중 가장 중요한 인물로 지목돼 혼자 입감됐다. 수사본부는 그를 주 피의자 또는 1번 피의자로 호칭한다. 성격이 대체로 온순한 아울 브랄라트(19)와 세룸, 군인 출신인 아부카드아에만 알리(21)와 압둘라 알리(24)가 각각 같은 방에 수용됐다.

일부 해적들은 앞으로 큰 벌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상태라고 해경 측은 전했다. 해적 중 나이가 가장 어린 학생 출신 브랄라트는 지난달 30일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불안감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해적은 조사를 받다가 석 선장이 살아 있느냐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이원주 윤희각 takeoff@donga.com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