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조567억 원의 내년도 예산 중 114억4000만원의 삭감 예산 3건 때문에 여권이 예산 부실심사 논란에 휩싸여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여권 수뇌부는 당초 해당 예산 편성으로 정치적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정작 예산안을 8일 단독으로 강행처리하면서도 사전 준비 부실로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다.
여권 내부에선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막판 예산 심사조차 꼼꼼히 못해 신뢰를 잃는 등 화를 자초한 여권 내부의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무상보육예산 등 친서민 예산이 삭감됐다는 야당의 공세까지 겹쳐 여권은 안팎에서 예산안 단독 처리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0일 내년도 예산안 단독 처리 과정에서 템플스테이 운영 및 시설지원 재일민단지원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뒤늦게 한나라당과 정부는 불교계와 강원 지역 주민, 재일동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예산 보완책 마련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템플스테이 관련 예산은 당 지도부가 직접 조계종 측에 올해 예산 규모(185억원)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22억5000만원만 반영돼 62억5000만 원이나 삭감된 셈이 됐다.
불교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계종 종회의원들로 구성된 화엄회와 법화회 등 종책 모임들은 10일 성명을 내고 총무원은 국가지원 예산 일체를 반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전국 사찰들은 정부 및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사찰출입을 엄격히 통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재일민단 지원예산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이상득, 홍정욱 의원 등이 예산 삭감에 반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예산(73억원) 보다 21억9000만 원이나 삭감됐다. 당 안팎에선 2012년부터 재외 국민들의 투표 참여가 허용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이 예산을 깎았느냐는 볼멘 목소리가 나왔다.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 사업 예산 30억원은 전액 삭감된 것을 놓고 정부는 사업타당성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당내에선 정무적 판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2지방선거에서 취약 지역이 된 강원도 민심을 잡기 위한 고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기현 kimkih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