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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있는 시위, 자랑스럽다 겉핥기식 홍보, 실망스럽다 (일)

질서있는 시위, 자랑스럽다 겉핥기식 홍보, 실망스럽다 (일)

Posted November. 13, 2010 03:01,   

12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끝나자 대회관계자는 물론이고 시민 모두 국제적인 대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대한민국의 저력에 자부심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회 기간에 승용차 이용 자제 등 자발적으로 불편을 감수해준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사실 이번 행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행사처럼 일반인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민의 동참은 빛났다. 11일 홀짝수차량 자율 2부제에 62%가 동참한 데 이어 둘째 날인 12일 오전에도 코엑스 주변 도로가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면서 정체를 빚기도 했지만 많은 시민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교통 흐름은 대체로 순조로웠다.

주부 피순화 씨(52)는 외국 정상 33명이 참가하는 대행사를 안전하게 치러냄으로써 한국의 브랜드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국가 위상도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김윤옥 여사가 주재한 만찬에서 각국 정상 부인이 한식을 맛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며 한국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의 폭도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변종국 한국대학생포럼 대표(25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는 시민들이 이번 행사의 성공을 위해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해외 방문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또 전쟁의 폐허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의 가능성을 확인한 행사였다는 평가도 많았다. 회사원 이모 씨(46)는 우리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국제행사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정말 발전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있었지만 큰 충돌 없이 끝난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경찰과 시민단체 모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G20 대응 민중행동이 11일 서울역 인근에서 개최한 G20 반대 집회 때문에 정부도 긴장했으나 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같은 의견을 폭력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제시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기여했다는 것. 개인택시 운전사인 김모 씨는 만약 폭력시위가 벌어져 전 세계 TV에 방송됐다면 한국의 이미지가 어떻게 됐겠느냐며 시위대 행진으로 도로 정체 현상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참을 만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5만 명이 동원돼 강당과 모델 등지에서 새우잠을 자며 물샐 틈 없는 경비를 펼친 경찰의 경비활동도 빛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민들은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안전하게 개최하려는 조치만 부각되고 이번 회의의 의미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홍보가 부족했다는 반응도 보였다. 직장인 김진영 씨(27)는 세계 정상이 모여 경제 협의를 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며 회의의 핵심 의제가 무엇인지, 일반 시민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주최 측이 쉽게 알리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신민기 image@donga.com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