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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심판들 죽기살기로 노력해야 한국배구 아직 50점 외교력 취약

후배 심판들 죽기살기로 노력해야 한국배구 아직 50점 외교력 취약

Posted October. 29, 20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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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참 빨리 흘렀어요. 심판 생활을 시작할 때 마음먹었던 것처럼 끝까지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

코트의 포청천 김건태 심판(사진)이 마지막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김 심판은 29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를 끝으로 55세가 정년인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에서 물러난다. 그는 1955년 12월생이다.

김 심판은 국내 유일의 FIVB 심판이다. 900명이 넘는 국제심판 가운데 FIVB 심판은 그를 포함해 11명뿐이다. FIVB 심판은 월드리그와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주요 대회에 참가하면서 국제심판 교육도 맡는 심판 중의 심판이다.

김 심판은 리라공고 2학년 때 뒤늦게 배구를 시작했지만 국가대표 센터로도 활약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오른팔 대동맥이 막히는 희귀병으로 수술을 받았고 한창 때인 1978년 은퇴했다. 그 후 일반 회사에 다니다 1985년 심판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1990년에 국제심판 자격증을 땄고 1998년부터 FIVB 심판으로 활동해 왔다. 3차례 올림픽과 이번을 포함해 8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심판을 맡았다.

세계 최고의 심판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개인적으로 후회는 없지만 국내 심판들의 열악한 처우를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그는 늘 공부한다. 잠시 방심하면 세계 배구의 조류를 놓치기 때문이다. 키 190cm에 청바지를 입은 코트 밖의 그를 50대 중반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심판이 배가 나오면 안 된다는 신념 때문에 매일 운동한 덕분이다. 팀 관계자들과의 개인적인 만남은 단호히 거절한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좋은 후배 심판들이 많은데 죽기 살기로 노력해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했으면 좋겠어요. 한국 배구의 최대 능력을 100이라고 봤을 때 지금은 50 정도예요. 일본에 비해 외교력과 영향력이 취약한 탓이 커요.

은퇴를 앞둔 노장은 자신보다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앞둔 한국 배구를 걱정했다. 그는 남자의 경우 아시아에서는 충분히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국제 대회는 이번이 마지막이지만 12월 개막하는 V리그에서는 그를 볼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 심판의 정년은 58세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