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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차 살얼음 승부 선수들 피로-스트레스 죽을맛

1점차 살얼음 승부 선수들 피로-스트레스 죽을맛

Posted October. 13, 20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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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약하신 분이나 임산부, 노약자는 관람을 삼가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야 하지 않을까.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매 경기 피를 말리는 접전이다. 4차전까지 모두 1점 차 승부로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가 이어졌다. 혈압 야구, 똥줄 야구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팬들이 진이 빠질 지경인데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어떨까.

플레이오프가 최종 5차전까지 이어지자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삼성 박진만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는 정규시즌 3경기 정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다. 특히나 이번처럼 1점 차 승부가 이어질 때는 피로도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3차전에 2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그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속에 무릎에 무리가 와 4차전은 출전하지 못했다. 4차전 결승타의 주인공인 삼성 박한이는 9차전까지 갔던 2004년 한국시리즈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

두산 김동주 역시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말할 힘도 없다고 했고, 3차전에서 11회까지 마스크를 썼던 두산 포수 양의지는 허리, 무릎 등 안 아픈 곳이 없다. 삭신이 쑤신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했다. 3, 4차전 연속 16명(두산 9명, 삼성 7명)이 나온 투수들의 피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던진 공의 수를 감안하면 이제 더 내보낼 투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상쇄해 주는 힘이 있다. 바로 승리다. 3차전 혈투에서 승리한 후 두산 이성열은 경기 내내 죽을 것 같은 심정이었지만 이기고 나니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무한한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반면 이날 진 삼성의 한 선수는 야구가 이렇게 잔인한 스포츠인 줄 미처 몰랐다고 말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최종 5차전이 벌어지는 13일 이긴 쪽은 천당을, 진 쪽은 지옥을 맛보게 된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