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군의 이라크전쟁 전투임무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911테러 이후 이른바 예방적 선제공격이라는 논리 아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의 잠재적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2003년 3월 개시된 이라크전쟁은 7년 5개월 만에 사실상 끝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이뤄진 연설을 통해 미국과 이라크 역사에서 중요한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책임을 다했으며, 오늘 미군의 전투 임무는 끝났다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오후 8시 황금시간대에 18분간 TV로 생중계됐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이라크 국민이 자기 나라의 안보에 대한 책임을 주도해야 한다며 이라크의 미래를 이라크 국민의 손에 넘겨주기까지 우리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으며, 이제는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의 가장 급박한 임무는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며, 일자리를 갖지 못한 수백만 명의 미국민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임무 완수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이날 전투임무 종료에도 불구하고 미군 5만 명은 이라크에 남아 이라크 군과 경찰에 대한 교육과 훈련 임무를 수행한 뒤 내년 말 완전 철군한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