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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왜 떠나요? 더 열심히 뛰어야지 (일)

박수칠 때 왜 떠나요? 더 열심히 뛰어야지 (일)

Posted August. 05, 2010 08:28,   

은퇴? 아직 모른다

2010년 이종범은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선발 출장보다는 교체 출장이 많고 아예 경기에 나서지 않는 날도 종종 있다. 8개 구단 현역 선수 중 몇 안 되는 40대 선수로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달 26일 삼성 양준혁(41)이 은퇴 선언을 했다. 나이는 양준혁이 한 살 많지만 양준혁과 이종범은 1993년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3년 둘이 벌인 신인왕 경쟁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치열했다. 이후 양준혁은 푸른 사자의 영웅으로, 이종범은 붉은 호랑이의 전설로 역사를 써 나갔다. 양준혁이 은퇴 선언을 하니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이종범에게 쏠린다.

양준혁의 은퇴에 대해 이종범은 그의 은퇴 결정에 대해 잘했다 못했다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은퇴를 하면 그 심정을 알겠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일까. 그는 자신의 은퇴 시기에 대해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정해놓지 않았다. 지금은 야구를 그만두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겠단 생각밖에 없다고 했다.

이종범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박수 칠 때 떠나라고 말을 하는데 난 이해 못하겠다. 박수 칠 때 왜 떠나나? 박수 받으면 더 열심히 뛰어야지라고 말했다. 또 나이 든 선수에게 주위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선수는 떠밀려 은퇴를 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것도 제2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선수 스스로 하게끔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한 시대를 풍미한 야구 천재의 바람이었다.

후배들에게 필요한 건 절실함

이종범은 지난달 9일 악몽 같던 16연패를 끊는 날(한화전 4-2 승리) 한일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다음 날 그는 4안타를 몰아치며 2연승을 이끌었다. 팀이 위기가 닥쳤을 때 큰형님은 유난히 빛났다. 그는 난 운동을 못하면 내일이라도 은퇴해야 하는 입장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는 좀 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했다. 은퇴 시기를 정해 놓지 않았지만 내일이라도 은퇴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는 이종범을 만든 것은 절실함이다. 연패에 허덕일 당시 화제가 됐던 후배 김상훈에게 보낸 문자에서도 강조한 것이 절실함이었다.

그는 요즘 후배들은 그저 하루하루에 만족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 찾아서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스타를 슈퍼스타로 만드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다.

제2 이종범? 아직 없다

슈퍼스타 이종범의 뒤를 이을 선수는 누굴까. 타격과 주루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등장하면 사람들은 곧잘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KIA에서는 이용규와 안치홍 등이 꼽힌다.

특히 이용규는 7월 타율 0.443에서 보듯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이종범이 이용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우는 장면이 클로즈업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용규에 대해 아직 어리고 한창 해야 할 선수다. 팀의 주축으로서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본인의 후계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게 뛰어나면 저게 부족한데. 제2 이종범이라 하는 선수는 너무 많다며 웃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