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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징계위 이어 인사위도 진보

Posted July. 23, 20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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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징계위원회에 이어 인사위원회에도 진보 성향의 외부 인사를 대거 포함시켰다. 시교육청이 22일 공개한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 명단에 따르면 위원 9명 중 7명을 외부 인사로 채웠으며 이 중 6명이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또 시교육청 소속 지방공무원 인사위원회에도 진보 성향 인사 3명이 추가됐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인사위원회 명단을 공개하기에 앞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사위원) 명단을 보시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교육공무원 4만8000여 명과 교육청 지방공무원 6700여 명의 인사를 심의 의결하는 인사위를 외부 인사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예고였다.

이번에 위촉된 인사위 외부 인사는 고춘식 전 한성여중 교장 권태선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박주현 변호사 송순재 감리신학대 교수 최현섭 전 강원대 총장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김소연 우이초교 교사다. 특정 교원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김 교사를 제외한 6명은 진보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인 고 전 교장과 친()전교조 인사인 최 전 총장은 곽 교육감 취임준비위에서 활동한 바 있다. 박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이며 송 교수는 대안교육 전문가로 선거에서 곽 교육감 출정식에 참석해 지지를 표명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선거 기간 교육감 후보 공약 평가를 통해 곽 교육감이 가장 우수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직과 기능직 공무원 인사를 심의 의결하는 지방공무원 인사위에는 최은순 변호사(참여연대 정보공개사업단장)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최민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가 위촉됐다.

시교육청은 앞서 징계위를 재편하면서 신임 위원 4명을 전원 진보 성향 인사로 채웠다. 교육계에서는 양대 핵심 위원회인 징계위에 이어 인사위까지 진보 성향 외부 인사 일색으로 구성해 균형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곽 교육감이 모두의 교육감이 되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며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기보다는 코드에 따른 줄서기가 앞선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내부에서도 합리주의를 강조해온 곽 교육감이 이번에는 합리적이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외부 인사는 각 부서의 업무와 흐름을 잘 모를 뿐 아니라 인사 대상자의 능력을 평가하기도 어렵다며 투명한 인사를 위해서는 감시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외부 인사만 참여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보 진영에서 싫어하는 정책을 추진했던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사를 앞둔 곽 교육감이 뜻대로 인사를 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교육감이 인사위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놔야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인사는 어차피 교육감이 하는 것이고 인사위는 절차적 기구일 뿐이라며 거수기 역할을 해온 인사위 관행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