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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과 사랑의 매 법원의 판단근거는? (일)

Posted July. 22, 2010 08:42,   

서울시교육청이 모든 학교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뜨겁다. 현재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생을 징계하거나 지도할 때에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가피한 경우라는 애매한 표현 때문에 그 경계선이 무엇인지는 법원의 재판으로 가릴 수밖에 없다. 법원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체벌이 사랑의 매인지 아니면 부당한 폭력인지 판단하고 있을까.

#1. 인천의 한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는 받아쓰기 시험에서 연필로 흐리게 답을 미리 써놓고서도 계속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A 군(8)의 엉덩이를 나무 막대기로 80여 대 때렸다. 같은 달 숙제를 해오지 않고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 같은 반 B 양(7)은 나무막대기로 27대를 맞았다. 인천지법은 이 여교사에게 7, 8세에 불과한 어린 아이들에게 지나친 체벌을 가했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직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식할 나이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채 개별 아동에 대한 교육적 사랑과 관심이 부족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2. 경북의 한 여고 생활지도 담당 교사는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고도 거짓말을 하는 여학생의 머리를 손으로 가볍게 세 번 때리고 발로 다리를 두 차례 걷어찼다.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 교사에게 대법원은 1997년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학생들을 교육하고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하는 교사로서 훈계하고 선도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징계이고, 비난의 대상이 될 만큼 사회 상규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행을 저지른 학생의 나이와 교사의 체벌 정도, 교사가 학생의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였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다른 교육 수단으로는 도저히 지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타당한 방법으로 체벌하는 경우만 정당한 체벌로 인정하고 있다. 또 학생의 나이나 성별, 체벌 수단 등도 체벌이 적절했는지를 판단하는 데 고려하고 있다. 과거에는 교사의 체벌에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였으나, 최근에 와서는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김모 교사 사건에서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체벌 절차 준수 정해진 체벌 도구 사용 학생이 견디기 어려운 모욕감을 주지 않는 범위 등을 정당한 체벌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