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일 오전 경남 창녕군 길곡면 낙동강 함안보() 공사현장. 폭우가 그친 지 며칠이 지났지만 보를 둘러싼 자 모양의 가()물막이(보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물길을 옆으로 빼돌리려고 임시로 설치한 철제 구조물) 3분의 2지점까지 흙탕물이 차 있었다. 인부 10여 명이 이 흙탕물을 빼내기 위해 배수 작업 준비로 가물막이 주변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2. 같은 날 오전 경남 창녕군 이방면 낙동강 합천보 공사현장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1km 떨어진 곳에는 강 중간에 준설토가 그대로 노출돼 집중호우의 상처가 남아있었다. 합천보 주변에 한국농어촌공사가 시행 중인 농경지 리모델링 공사장도 곳곳이 거대한 웅덩이로 변했다.
#3. 경기 여주군 강천보, 전남 나주시 죽산보와 승촌보, 충남 공주시 금강보, 경북 구미시 구미보 등 다른 공사현장은 비교적 평온했다. 여주군 관계자는 과거 수차례 남한강 준설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가 비로소 제대로 준설을 하게 됐다며 장마 때마다 물이 범람할까봐 가슴 졸이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전국에 걸친 장마철 집중호우로 4대강 살리기 일부 사업구간이 물에 잠겨 공사가 중단되면서 4대강 사업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마철인데도 공사를 강행하면서 홍수피해를 키웠고 환경을 오염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하천공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4대강 사업이 홍수피해 키웠나
환경단체들은 함안, 합천보가 물에 잠기고 공사현장 임시도로가 쓸려가는 등 속도전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고 홍수위험도 높였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 4대강사업저지 경남운동본부 등은 1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 함안, 합천보 설치를 위한 가물막이로 인해 홍수위험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낙동강 폭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가물막이가 정상적 하천흐름을 막아 범람 위험을 키운다며 건설 현장 준설토 야적과 공사 자재 등도 병목현상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측은 가물막이가 물에 잠기고 임시도로가 무너졌다고 침수 피해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홍수로 일정수준 이상 수위가 올라가면 가물막이 안에 물을 채워 가물막이 안팎이 같은 수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기본설계개념이라는 것. 하천 내 설치된 공사용 도로인 임시도로도 수위가 올라가면 물에 잠기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홍수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가물막이로 인해 일부 하천흐름에 영향이 있었겠지만 오히려 준설로 하천 내 물주머니가 커져 안전해졌다고 맞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낙동강 전체 준설 계획량 4억m 가운데 현재 약 8500만m을 준설해 임하댐 홍수조절용량(8000만m)만큼 용량을 확보한 셈이라고 밝혔다.
준설토 유실 문제없나
집중호우로 준설토가 비에 씻겨 내려가 낙동강이 시뻘건 황톳물로 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건설 현장 주변에 쌓아둔 준설토가 호우로 유실돼 강물 탁도가 높아졌다며 유실된 준설토에는 중금속과 유기화합물이 포함돼 수생 생태계를 황폐화할 뿐 아니라 취수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고수부지 적치장의 준설토는 이미 다 치웠고 지적된 부분은 하천의 제방 안에 있는 둔치 침사지(수질을 정화시키기 위한 시설)에 쌓아놓은 것이라며 이는 준설하지 않아 하천바닥에 있으나 둔치 침사지에 옮겨놓으나 호우가 발생하면 일부 떠내려가기는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이번 장마에 발생한 흙탕물은 집중호우 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이라는 것. 중금속 오염 논란에 대해서도 측정 결과가 토양보전법 기준 이내여서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본류보다 지류가 문제인가
환경단체는 이번 호우에도 본류보다 지류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며 4대강 공사는 선후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호우로 경남 함안군 일대에서 농경지 일부와 도로가 침수된 것은 낙동강 지천인 광려천 물이 늦게 빠진 탓이라며 지류공사가 급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류가 피해를 입었다고 본류 공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낙동강 본류를 정비하면 홍수위가 낮아져 지류 수위도 낮아지는 등 본류 및 지류의 피해를 모두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며 본류 퇴적물로 강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물이 지류 쪽으로 역류해 본류와 지류 모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1지구 건설단 관계자도 피해지역은 함안보 높이(5m)보다 낮은 저지대(해발 4.5m)여서 상습 침수지인데다 함안보 공사장 하류가 아닌 상류에 있어 함안보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윤희각 redfoot@donga.com tot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