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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정권 재창출 어렵다 꿈틀대는 보수대연합론 (일)

이대론 정권 재창출 어렵다 꿈틀대는 보수대연합론 (일)

Posted July. 17, 20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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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 신임대표는 16일 국회의 자유선진당 대표실을 찾아가 이회창 대표에게 신임 인사를 했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 총재를 지낸 이 대표를 총재님이라고 부르면서 (이 대표를) 10년 가까이 모시고 대선을 두 번 치렀다며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수행한 양당 당직자들도 긴밀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안 대표가 15일 취임 일성으로 중도 보수 대통합론을 주장하면서 이른바 보수대연합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보수적 색채가 비슷한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통합을 둘러싼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양당의 통합은 정치권의 틀을 뒤흔드는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보수대연합을 둘러싼 정치권의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여권 내부는 물론이고 야당에서도 복잡한 셈법 계산에 들어간 양상이다.

친이계, 필요성은 동감하지만

안, 이 대표 회동 후 양 측은 이날 모임에서 보수대연합과 관련된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공식 발표를 액면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 주변에서 선진당을 겨냥한 보수대연합의 군불을 땐 지가 오래됐기 때문이다. 당장 안 대표의 취임 일성도 보수대연합과 다름없는 중도 보수 대통합이었다.

여권 주류 진영에서 보수대연합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62지방선거 패배 이후부터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연대가 선거 현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이대로는 2012년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권 내부 기류는 복잡하다. 막연히 보수 진영도 뭉쳐야 산다는 공감대만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든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친이계 소장파인 정두언 최고위원은 보수대연합을 당연히 해야 하지만 원칙 없이 되겠느냐며 서두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묻지마 통합으로 흐를 것을 우려하는 비판적 목소리도 나왔다.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을 주도하는 권영진 의원은 현재의 보수 세력이 뭉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자기 변화를 하면서 연대의 폭을 넓혀나가야지 의석수만 늘리면 뭐하냐고 말했다.

적극적인 선진당

여권 내부에선 보수대연합의 첫 대상이 선진당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돼 있다. 62지방선거 직후 보수대연합론의 깃발을 가장 먼저 든 이도 이회창 선진당 대표였다.

선진당의 상당수 의원은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향후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보수 진영이 뭉치면서 자연스럽게 연대의 고리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왔다. 임영호 정책위의장은 두 당의 이해관계가 맞는다면 같은 보수당으로서 정책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요당직자는 2012년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 합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선진당 내 옛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들은 한나라당과 손잡는 보수대연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거부감 강한 친박계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인사는 보수대연합을 명분 삼아 이 대표를 위시한 선진당 세력이 합류할 경우 당내 박 전 대표를 고립시키려는 이른바 고사()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지금 나오는 보수대연합은 사실상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이 합당하자는 것 아니냐며 무슨 기치를 들고 합치자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합쳐봤자 여론의 비판만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여권 내부에선 친박 진영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보수대연합 논의는 도상()작전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민주당에서는 여권의 보수대연합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여권의 보수대연합론은 62지방선거 때 위력을 발휘한 야권의 진보대연합에 따른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과 합칠 경우 충청권이란 기반을 잃기 때문에 보수대연합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