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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중FTA 추진 등에 자극 (일)

Posted June. 28, 20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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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대형 금융회사에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은행세 도입을 논의했지만 나라마다 의견이 달라 접점을 찾지 못했다. 26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된 제4차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했지만 은행세에 대해선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의장 밖에서는 약 5000명의 시위대가 반()세계화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데모를 벌여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자 15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따라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경비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만찬에서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를 언급하며 유럽 사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건전성을 놓고 유럽과 미국이 서로 의견이 달랐지만 성명서(코뮈니케) 초안 작업 과정에서 경제성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재정적자를 축소한다는 수준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과 유럽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권에 투입한 나랏돈을 거둬들이기 위한 은행세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회원국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27일 성명서 발표를 끝으로 폐막한다.

G20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전날 평화적으로 거리행진을 끝낸 것과 달리 26일에는 경찰차 두 대를 불태우고 야구방망이와 망치로 스타벅스, 버거킹 등 건물의 유리창을 깨뜨리면서 격렬한 데모를 벌였다. 이들은 빈곤을 철폐하고 여성 인권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토론토 시내 상점들은 관광객이 몰리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서둘러 영업을 끝냈다.

경찰은 정상회의 장소를 3m 높이의 이중 철제 펜스로 둘러치고 시내 중심가의 지하철과 버스 운행을 중단시키며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 서밋을 끝낸 한국 대표단이 회의장을 나오지 못하고 약 2시간 동안 갇혀 있기도 했다. 각국 정상들은 G20 회의와 별도로 다양한 양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나 각자의 거주 지역에서 생산된 맥주를 교환했다. 두 정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미국 대 잉글랜드 경기 결과에 따라 맥주내기를 했는데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서로 지역 맥주를 선물한 것이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25, 26일 각국 경제인 40여 명이 비즈니스 서밋(경제인 정상회의)을 열고 은행세 반대와 보호무역 철폐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참석자들은 은행세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금융규제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측 대표로 참석한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비즈니스 서밋에서 모인 아이디어를 정상들에게 건의할 방법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형준 정용관 lovesong@donga.com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