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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멕시코대회 때 자책골 조광래 감독이 박주영에게

1986년 멕시코대회 때 자책골 조광래 감독이 박주영에게

Posted June. 19, 201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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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아! 힘든 밤을 보냈제.

너무 마음에 담고 있지 마라. 잊기 힘들겠지만 빨리 잊어야 된다. 자꾸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급해지고, 여유가 없어지면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없다.

심리적으로 위축될 필요 없다.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담담히 받아들일 줄 알아야 된다. 이런 걸 극복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지 않겠나. 끝난 것도 아니고 아직 중요한 경기가 남았다 아이가.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 자책골은 어쩔 수 없었다는 거. 공격수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자책골을 기록할 일이 없다. 프리킥 상황에서 어떻게든 막아 보겠다고 수비에 가담한 것은 칭찬받을 만했다. 공중 볼을 머리에 걷어내려다 잘못 맞아 자책골이 된 것도 아니고 앞선 선수가 헤딩하는 것을 쳐다보다 엉겁결에 오른 정강이에 맞고 들어갔으니 실수라고 할 수도 없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나도 그랬다 아이가. 1-2로 지던 후반이었지. 카브리니가 공격수 알토벨리한테 찔러 준 공은 벌써 라인 선상에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한번 막아볼 거라고 발을 쫙 뻗었는데 그만 내 발에 맞고 들어간 것처럼 된 기라. 나도 그렇고 동료들도 당시엔 자책골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나중에 공식 기록할 때 자책골로 됐다고 하데. 공격수는 골 넣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니겠나.

니도 기억나제. 니 고등학교 3학년 때 스카우트할라꼬 내가 대구 집까지 직접 내려간 거. 이전까지 누구랑 계약할 때는 항상 부모한테 오라고 했다. 스카우트하러 선수 집에 찾아간 건 니가 처음이다.

그만큼 니는 장점이 많았다. 기술이 좋았고, 스피드도 있었고, 문전에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도 날카로웠고, 슈팅 타이밍도 좋았고. 하여튼 무조건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약속대로 고려대에 진학했다가 우리 팀에 와 줬지. 나는 그 전에 그만둬서 같은 팀에서 해본 적은 없지만 항상 애정을 갖고 있다.

나뿐 아니라 동료 선수들, 그리고 많은 팬들도 다 니를 이해한다. 지금은 누가 잘했네, 잘못했네를 따질 때가 아이다. 니를 포함해 선수단 전체, 허정무 감독 모두에게 힘과 용기를 줘야 할 때인기라. 나는 믿는다. 우리 국민이 전해주는 기와 용기가 대표팀 모두한테 전해질 거라는 거.

나이지리아는 느슨하다. 여유를 주지 말고 빠르게 압박하면 무너뜨릴 수 있다. 스피드와 압박이 우리 대표팀의 장점 아이가.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맞서야 된다. 그리스전에서 지성이,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청용이가 한 건씩 했제. 23일 나이지리아전에는 주영이 니가 꼭 한 건을 할 것만 같다.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