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 [오피니언] 조기취학 역효과

Posted June. 10, 2010 07:43,   

日本語

똑똑한 우리 아이, 일찍 학교 보내야 하나? 학부모들의 이런 물음에 답을 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홍후조 교수팀이 학생이 태어난 달과 학업성취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같은 학년이라도 3월생은 학업성취도가 높고 2월생은 부진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홍 교수팀이 2006년 당시 고교 1학년 전체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 성적과 태어난 달을 비교했더니 3월생과 이듬해 2월생의 평균성적 차이는 2025점이었다. 2009년부터 초등학교 취학연령 기준이 1월1일로 바뀌었지만 이전까지 3월 기준으로 이듬해 2월생까지 학생을 선발했다.

2007년 중학교 2학년이 치른 수학 과학 성취도 국제비교(TIMSS)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평균 성적이 영역별로 10점 가량 차이가 났다. 국제중 외국어고 과학고 등 입시를 거쳐 입학하는 5곳 중고교의 월령별 재학생 수를 조사한 결과 1분기(35월)에 태어난 학생이 30.2%인 반면 4분기(122월) 출생은 18.5%에 불과했다. 오뉴월 볕이 하루가 무섭다는 말이 실감난다.

캐나다 심리학자 로저 반슬리는 2007년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유망주들이 뛰는 청소년 리그 선수명단을 보고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선수들의 생일이 유독 13월에 집중됐던 것이다. 아이스하키는 캐나다의 국민 스포츠다. 소년들이 9,10세가 되면 학교에서 후보 선수를 선발하는데 이때 기준이 되는 날짜가 1월1일이었다. 생일이 빠른 아이일수록 체격이 좋아서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고, 일단 후보군에 선발되면 집중적 훈련을 받고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다. 언론인 겸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아웃라이어에 이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성공을 위해서는 개인적 재능뿐 아니라 사회적 조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학자들에 따르면 초등학교 과정을 소화할 준비가 안 된 아이들이 일찍 학교에 들어올 경우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 영향이 중고교 때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법안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자녀교육에서는 서두르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아이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편이 훨씬 현명한 자세일 수 있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