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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살얼음판

Posted May. 22, 20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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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1일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 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해 파업에 들어가면서 시작된 쌍용차 사태가 1년을 맞았다.

77일간 이어진 파업과 514명을 사실상 정리해고하는 시련을 겪은 쌍용차는 1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빠르게 회생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판매량은 내수 6593대, 수출 8422대로 39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1분기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늘어난 수치다. 4월에는 월 판매량이 7000대를 넘어서 손익분기점인 7200대에 육박한다. 공장가동률도 99%에 이른다.

쌍용차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던 강성 노조는 쌍용차 사태 이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회사 중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한 데 이어 19일에는 타임오프(유급근로시간면제 제도)와 월차 폐지 등을 담은 올해 임금단체협상 안을 77.8%의 높은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이처럼 기초 체력을 회복하고, 노사 관계도 안정적으로 바뀌었지만 독자 생존에 필요한 경쟁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매각된 이후 투자 부진으로 연구개발 능력이 많이 뒤처져 있어 대규모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은 부동산을 팔아 운영자금 대기도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경기 평택시 포승공단 용지 9만9000m(약 3만 평)를 390억여 원에 매각했고, 지난달에는 추가로 8만3000m(약 2만5000평)의 터를 360억 원에 팔았다.

지난달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코란도C는 쌍용차를 회생시켜 줄 구세주로 전 직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출시일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신차를 양산하려면 추가 자금이 필요한데 그 돈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에 신차 출시에 필요한 자금 1000억 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산업은행 측은 매각 후 지원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쌍용차가 독자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새 주인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상하이차보다 낫다고 할 수 없지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쌍용차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더 나은 기업을 찾기 위해 매각 일정을 늦출 수도 없다고 말했다.



황진영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