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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유세 여부 촉각 (일)

Posted March. 22, 2010 05:42,   

박심()은 움직일 것인가.

62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역할이 또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설 경우 한나라당이 열세에 놓인 충청권에서 반전이 가능하고 영남에서도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의 바람을 잠재우며 안정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원 유세 여부에 따라 지방선거의 판세가 요동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 포기와 박심의 상관관계?

박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측근을 통해 공천심사위원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최근 친박(친박근혜)계인 서상기, 김학송, 안홍준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도전하려다 뜻을 접은 것을 놓고 박심을 둘러싼 관측이 무성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 포기는 출마해봐야 박 전 대표가 돕지 않을 것으로 보고 스스로 뜻을 접은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 사이에선 이들 친박계 인사가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박 전 대표 때문이라기보다는 승산 등 제반 여건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표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선거

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진 5차례의 재보궐선거 모두 당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그의 측근들도 재보선은 정권에 대한 민심의 판단을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라는 판단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지방선거는 전국 단위로 치러져 당이 총력전을 펴는데다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까지 있어 선거 결과가 향후 정국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당의 명운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대한 선거에 지도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한 당의 기대와 바람이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차기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충청권의 지방정권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에 넘어가는 것도 대선주자인 그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은 일이다. 충청권 광역단체장인 박성효 대전시장, 이완구 전 충남지사, 정우택 충북지사 모두 친박계로 분류된다. 충청권 기초자치단체장 중에도 친박계가 많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충청권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더구나 여당이 패배해 정부와 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야당이 반사이익을 챙길 경우 야당의 차기 주자를 배양시킬 여건을 성숙시킬 수도 있다. 박 전 대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미래희망연대가 영남과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상황도 박 전 대표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다. 실제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희망연대 후보에게 패배할 경우 박 전 대표에게 책임론이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이전 재보선과는 달리 친박 의원들도 박 전 대표의 지원 가능성을 유연하게 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재보선은 지도부 위주로 치르는게 맞다고 했지만 지방선거는 다르지 않느냐며 지금까지 박 전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선동 의원도 박 전 대표를 비롯해 대다수 친박 의원들이 아직 그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린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방선거에 앞서 당이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친박계 초선의원은 박 전 대표가 친박 인사의 당내 경선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는데 지방선거에 나서겠느냐. 이미 정리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이계 박 전 대표 스스로를 위해서도 도와야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을 강력히 고수하면서 한나라당 지지세력 중 일부가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친이계 의원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카드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친이계 핵심 의원들은 세종시 문제에 대한 박 전 대표의 태도에 크게 실망하며 대안을 찾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어왔다.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21일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이전 선거 때와는 달리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본다며 본인도 대선을 염두해 둔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이(친이명박)계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자신의 대권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있다는 주류 측의 생각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지방선거에는 꼭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