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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측근중 최고 마당발은 김기남 (일)

Posted March. 13, 20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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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 그룹 가운데 최고의 마당발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내용은 사회연결망분석(SNA) 기법으로 북한 지배엘리트 그룹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교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북한체제의 행위자와 상호작용이라는 논문에서 북한 엘리트그룹이 1996년부터 2008년까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수행하며 어떤 네트워크를 형성했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어떤 엘리트가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촘촘한 관계망을 형성했는지를 중심성 지수로 나타냈다. 북한 엘리트 관계망의 중심에 있는 김 위원장을 1이라고 할 때 측근들이 형성한 관계망의 밀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김기남 비서는 가장 최근인 20042008년의 중심성 지수가 0.767로 가장 높았다. 이 연구위원은 김 비서의 공개활동 수행 횟수는 125회로 3위였지만 다양한 성격의 행사에 두루 참여해 당-군-정의 엘리트들과 접촉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김정일 유고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김 비서가 다양한 분야에 걸친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후계체제 수립과정에서 조정자나 중재자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조문단으로 서울에 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던 김 비서는 훤칠한 키에 빼어난 말솜씨 때문에 김 위원장이 각종 행사에 자주 동행하는 얼굴마담 역할을 해왔다. 다른 노동당 비서인 최태복(중심성 지수 3위), 김국태(6위), 양형섭(7위최고인민회의 의장 겸직), 김중린 전병호(공동 10위) 등이 모두 10위권 안에 들어 노동당 비서들이 김 위원장의 다양한 공개활동에 동원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군부 인사 중에는 김일철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2위), 김영춘 인민무력부장(5위)의 활동 폭이 넓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은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195회) 수행했음에도 중심성 지수는 0.453으로 20위에 그쳤다. 현 부국장은 김 위원장의 군대 시찰만을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박영자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통일정책연구 최근호에 기고한 북한의 집권엘리트와 포스트 김정일 시대라는 주제의 논문에서 북한 엘리트들의 권력 중첩성(여러 직책을 겸직)과 지속성(직책을 장기간 점유)이 매우 높다는 점을 SNA 기법과 사례 연구를 통해 증명했다. 예를 들어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국방위원회 위원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겸직하고 있다. 김기남 비서는 노동당 경력 48년에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37년째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박 교수는 북한 엘리트 네트워크로 볼 때 가장 유력한 후계체제 양상은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카리스마를 구축하기까지 권력엘리트들이 실질적인 집단지도체제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