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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식량 고갈 훈련 대신 취침 명령 떨어져 (일)

북한군식량 고갈 훈련 대신 취침 명령 떨어져 (일)

Posted March. 04, 20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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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19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중단으로 군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군의 식량사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나빠졌다고 한다. 주민들은 국가의 배급이 사실상 끊긴 지 오래됐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 그럭저럭 버티지만 군인은 국가에서 공급해주지 않으면 먹고살 수 없다. 특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중단이 군에 치명타가 됐다고 한다.

한 북한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 끼에 강냉이 몇십 알이나 감자 한두 알을, 그것도 하루에 두 끼만 공급하는 부대가 많아졌다면서 오후엔 군인들을 무조건 재우고 훈련과 작업도 될수록 시키지 말라는 명령이 하달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군에 영양실조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미혼인 중대 정치지도원이 자기 집에 돌아와 한 달 동안 영양보충을 하고 가는 사례도 보았다고 말했다.

부대마다 허약자들을 따로 모아 집중치료를 하는 군의소가 있지만 이곳도 물자부족으로 운영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 한 소식통은 작년 가을 농장들에 군량미 접수를 나갔던 군부대들 중 잘 받은 곳이 재작년의 6070% 수준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군에서 당장 아사자가 발생할 상황임에도 나라엔 식량을 사올 외화가 고갈됐다며 외화를 사용하는 국가기관들도 올해 받은 예산이 지난해의 2030%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식량을 노린 살인강도 행위도 속출하고 있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지난달 16일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역에서 식량 열차를 습격하던 노동자들과 호송대원들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3일 전했다. 특히 호송대원이 쏜 총에 동료가 사망하자 노동자들이 작업도구를 들고 달려드는 바람에 인근 군부대들까지 출동해 이를 진압했다는 것이다.

대북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2일 주민들이 노동당에 대한 신뢰와 충성을 역설하는 인민반장에게 집기를 던지고 욕설을 하는 등 화풀이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면서 종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