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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출 신한은 5개월새 1조2600억원 예금유치

일진출 신한은 5개월새 1조2600억원 예금유치

Posted February. 20, 20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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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은 국내 은행들에 주어진 지상과제다.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인 신한저팬(SBJ)은 1000억 엔(약 1조2600억 원)이 넘는 예금실적을 올렸다. 선진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 짧은 기간에 올린 실적으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더 중요한 것은 예금실적의 80%가 현지 일본인 자금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은행 해외진출은 교포영업 위주에 그쳤다. 교포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현지어를 못하는 직원이 파견되는 사례가 많았다. 제한된 수의 교포를 상대로 여러 은행이 영업을 하다 보니 국내 은행끼리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는 일도 잦았다. 하지만 SBJ의 일본진출 성공은 이 같은 국내 은행 외국점포=교포 영업이란 통념을 뒤엎었다.

신한은행의 성공 비결은 소매금융 집중과 철저한 현지화라는 평가다. 신한은행의 외국 현지법인 10개 중 7개는 아시아 국가들에 집중돼 있다. 34개의 점포 중에서도 20개가 중국과 일본, 베트남에 있다. 성장성이 높으면서도 문화가 비슷한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면서 현지인 고용과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현지화를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인터넷 공동구매 상품이나 복합 상품 등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소매금융 노하우를 수출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빠른 업무처리와 고객만족 경영 역시 신한은행 해외진출의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다.

이런 해외진출 전략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성장 모델과도 비슷하다. 1980년대 중반까지 스페인 내 6위의 중소형 은행이었던 산탄데르은행은 강점인 소매금융과 문화적 동질성이 강한 남미 지역 진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20년 만에 유럽 1위 은행으로 성장했다.

신한은행의 성공은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데 발판이 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 현지법인이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일본과 베트남, 중국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의 카드와 보험, 증권, 자산운용 계열사들은 신한은행이 확보한 일본과 베트남, 중국의 현지 고객 기반을 활용해 복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은 장기적으로 해외에서도 소매금융과 투자은행 비즈니스를 겸한 상업투자은행(CIB)의 틀을 잡아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