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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회의 보이콧 5시간만에 철회 (일)

Posted December. 16, 2009 09:16,   

시간이 촉박하다. 허풍을 떨거나 남을 비난할 여유가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 참석을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출발하기 직전 뉴욕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세계 지도자들이 협상안을 도출하는 데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모든 협상을 정상들만이 해결하도록 막판까지 남겨 놓는다면 협상 진행 과정은 약해지거나 결국 아무런 것도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진국, 온실가스 감축 약속

중국 인도를 포함해 135개 개발도상국 대표들은 14일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며 모든 실무회의를 거부하고 18일 정상회담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위기에 처한 몰디브의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은 연설에서 정치 분쟁에는 주고받기(give and take)식 협상이 가능하지만,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의 법칙은 협상대상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결국 선진국이 비공식 대화채널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약속하자 개도국들은 5시간 만에 회의 복귀선언을 했다. 안드레아스 칼그렌 유럽연합(EU) 환경담당 대변인은 15일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합리적 해결책을 찾아냈다며 개도국들이 각 협상그룹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회의가 재개된 후 양측은 최대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세부 문제를 검토할 담당 국가를 선정했다. 영국과 가나는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처 노력을 지원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스페인과 그레나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나누는 방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싱가포르와 노르웨이는 기금 마련을 위해 벙커유에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장관은 14일 회의에서 미국 이탈리아 영국 등 선진국이 개도국에 청정에너지 기술을 확산시키기 위해 향후 5년간 3억5000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확산 이니셔티브로 이름 붙여진 이 계획에는 2010년 전 세계 국가들이 참석하는 청정에너지를 위한 장관급 회담을 개최한다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일본 정부도 개도국들의 생물다양성 보존과 지구온난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까지 총 100억 달러규모의 지원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도쿄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개도국 한국의 전략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발표하고, 선진국으로부터 아무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한국의 전략은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스스로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인상을 줘 의무감축국으로 넘어오라는 여론을 최대한 잠재우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평가다.

한국은 자율 감축량을 세계에 공개하기 위한 개도국 감축 행동 등록부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다만 원하는 국가만 등록에 참여시키고 그 외 국가는 스스로 감축량을 점검할 수 있도록 국가 보고서를 발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등록부에 스스로 줄인 온실가스양을 등록하면 그 양만큼 선진국에서 필요한 제원과 기술을 지원받을 수 있는 탄소 크레디트 제도의 운영도 함께 제안했다.

한편 한국 내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는 14일(현지 시간) 총회 부대행사에서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정도를 시간으로 나타낸 기후 위기시간이 10시 37분으로 매우 위험(Highly Risk)하다고 밝혔다. 기후위기시계는 12시에 가까울수록 위험하다는 뜻이다. 한국은 조사 대상 24개국 중 10위였다.



이원주 전승훈 takeoff@donga.com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