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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의 오바마 그 입에 세계 주목

Posted December. 10, 20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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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0일 열릴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월 수상자 발표 당시 세계평화를 위해 한 게 무엇이냐는 적격성 논란에 휩싸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길어야 25분에 불과한 노벨평화상 수락연설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를 놓고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수상자 발표 때보다 심적 부담이 훨씬 크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미군 3만 명을 증파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배경설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전쟁 확대 결정을 내리고 이와 동시에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모순적 상황을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프간 3만 명 증파 결정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문 작성을 돕는 참모들을 모아놓고 수락 연설문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1906년)과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1919년)의 연설문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 마셜플랜을 제창한 조지 마셜(1953년),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1993년), 마틴 루서 킹 목사(1964년) 등이 남긴 명연설문을 탐독 중이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은 그에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 서 있는 상황이 각각 러일전쟁과 제1차 세계대전 종식에 기여한 전임 대통령들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연설 내용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왜 전쟁이 필요한지를 밝히고 인도주의를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수락 연설에서) 전시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열망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대통령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데이비드 프럼 씨는 미국 젊은이를 전쟁터로 보낸 결정보다는 세계평화 증진 노력에 세계인이 감동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연설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대통령이 수락 연설에서 2개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도덕적 지도력에 기반한 미국의 외교정책 구상을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느냐 중국 수단 이란 등의 인권유린에 대처하지 못해놓고 미국이 인권증진의 주도권을 갖고 있음을 설득시킬 수 있느냐 등으로 능력을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동기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