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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 리무진-녹말 컵 수돗물-셔틀 대신 자전거 그린 회의 (일

에탄올 리무진-녹말 컵 수돗물-셔틀 대신 자전거 그린 회의 (일

Posted December. 08, 2009 09:21,   

7일 개막된 덴마크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유엔 기후회의)에는 103개국 정상을 비롯해 각국 협상단과 기자 환경단체 등 1만5000명이 참가해 국제회의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회의 관계자는 벨라 센터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두 배가량이 되는 3만4000명이 등록신청을 했으나 수용능력 부족으로 절반은 등록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코펜하겐 시는 앞으로 2주간 진행될 회의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항에서부터 광고가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시내 호텔은 거의 예약이 끝났다. 50km 이상 떨어진 스웨덴 말뫼에도 호텔을 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회의장인 벨라 센터 주변에는 덴마크 전체 경찰 인원의 절반이 넘는 6000명이 배치됐다. 덴마크 경찰은 필요할 경우 9300명까지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또 만일의 대규모 시위 사태에 대비해 도시 외곽에 위치한 창고 건물에 350명을 가둬둘 수 있는 임시구치소까지 마련했다. 신속한 체포영장 발부를 위해 150명의 경찰간부와 변호사가 그곳에 대기하도록 했다. 벨라 센터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3000통의 편지를 보내 수상한 행동을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덴마크 경찰에 따르면 현재 대규모 시위가 12일과 16일 예정돼 있다. 독일에서 온 극좌 반자본주의 시위대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95년부터 매년 열리는 유엔 기후회의에는 요란하고 눈길을 끄는 시위가 늘 발생했지만 폭력행위는 거의 없었다.

이번 회의는 이산화탄소(CO2) 감축을 위한 것이지만, 회의 자체에서 방출하는 CO2는 스위스가 2006년 한 해 방출한 양보다 많은 4만 t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회의 주최자들은 회의 자체를 되도록 친환경적으로 치르려고 노력했다. 회의장인 벨라 센터에는 병에 든 생수 대신 일반 수돗물이 생물 분해성 옥수수 녹말로 만든 컵에 담겨 비치된다. 회의 참석자들이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호텔에서 회의장까지 셔틀버스도 운행하지 않는다. 고위 대표단에게는 유기 폐기물에서 추출된 에탄올을 연료로 한 리무진을 제공한다.

회의 개막을 전후에 2주 전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기후연구센터 서버에서 해킹당한 e메일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지지하는 주요 학자들이 주고받은 이 e메일에서 온난화에 대한 대응이 절박하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각종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왔다. 또 온난화가 시급한 과제가 아니라는 학자들의 논문을 주요 학술지에 공개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흔적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보 더 보어 유엔 기후협상 대표는 6일 이 e메일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회의론을 부채질하고 있으나 지구온난화의 증거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이달 2일부터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52%가 기온 상승의 주범이 인간은 아니다고 응답했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해킹 사건이 아마추어의 짓이 아닌 고도로 정밀한 작전에 따른 것이었다며 유출을 지휘한 당사자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을 지목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급진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기함 한 척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한 척은 노르웨이 오슬로에 닻을 내렸다. 코펜하겐에 정박한 아크틱 선라이즈 호는 우리의 기후, 우리의 미래, 당신들의 결정이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유엔 기후회의 참석자들을 압박했다. 레인보 워리어 호가 오슬로에 간 것은 10일 노벨평화상을 받으려 오슬로를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압박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럽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의 결과에 대해 낙관론을 폈다. 그는 6일 덴마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정의 기초가 되는 강력하고 중요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개발도상국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10억 달러, 장기적으로는 100억 달러의 금융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며 각국이 야심 찬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