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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 강도 만난 추성훈 하마터면

Posted December. 02, 200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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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파이터들이 모인 종합격투기 대회 UFC의 추성훈(34)이 강도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추성훈이 자신의 일본어 블로그(ameblo.jp/yoshihiro-akiyama)에 올린 강도와의 조우기가 화제다.

미국 전지훈련 중인 추성훈이 강도를 만난 건 지난달 말. 손님이 오로지 자신밖에 없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때였다. 식당으로 들어온 두 남자가 계산대에 있는 점원에게 다가가 뭔가 얘기를 했다. 그는 처음엔 손님인가보다 했지만 점원이 겁먹은 표정을 하는 걸 보고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계속 지켜보니 결국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강도였다.

이때부터 추성훈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우선 강도의 얼굴과 옷차림을 정확히 기억해 뒀다. 그리고 내게도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 어쩌지하고 생각했다. 긴장된 순간에도 그는 상황에 따른 두 가지 대응법을 정하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우선 강도가 총을 가졌다면 UFC 파이터의 체면이고 뭐고 없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살려달라고 비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칼을 들고 덤빈다면 어떻게든 제압하기로 마음먹고 의자에 앉아서 전투태세를 갖췄다.

그런데 사태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강도들이 그를 그냥 지나쳐 나가버린 것이다. 추성훈은 내 얼굴에서 살기를 느껴 나가버린 줄 알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며 머쓱해했다. 돈이 없다고 몇 번 딱 잘라 말하자 강도들이 그냥 돌아섰다는 게 점원의 얘기다.



이종석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