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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중-일 정상만나그랜드바겐협조요청

Posted September. 24, 20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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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굵직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엔 한중 정상회담을 했으며 오후(한국 시간 24일 새벽)엔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을 공식 방문해 기조연설도 했다.

중국 일본 정상과 북핵 해법 찾기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가진 뒤 5개월여 만이다.

4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정상회담의 핵심 이슈는 역시 북핵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후 주석이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평양에 특사로 보내 대화 복귀를 독려하는 등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온 점을 평가하면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주도적 역할을 거듭 요청했다. 후 주석도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방북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구상, 즉 북핵 폐기와 대북지원을 일괄 타결하는 원 샷 딜의 취지를 직접 소상히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종전대로 단계별로 협상과 보상을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북핵 폐기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핵 동결과 불능화, 폐기의 3단계 협상을 했지만 북한이 호응하는 듯하다가 막판에 원점으로 돌아감으로써 별다른 성과 없이 시간만 허비한 만큼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확실히 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그 직후 바로 이행에 들어가 북핵 폐기와 대북지원을 일괄 타결하는 방식으로 가자는 제안이다. 후 주석이 이 대통령의 구상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 구상을 천명한 이후 6자회담 관련국 중에선 처음으로 후 주석을 만났다는 점에서 중국 측의 공감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미국 당국자들이 우리 정부의 그랜드 바겐 구상에 그리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치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랜드 바겐 구상을 천명하기 전에 관련국과 사전조율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도 큰 의미가 있다. 첫 만남에서 북핵 문제와 같은 주요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재임 기간 내내 북핵 공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 총회 연설-물 관리 거버넌스 체제 구축

이 대통령은 세계에 기여하는 대한민국-글로벌 코리아와 녹색성장란 주제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는 성숙한 세계국가를 지향하고 있으며 국제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국제협력 체제 구축과 개발도상국 지원에 적극 기여할 것임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녹색성장의 선도국가로서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통한 미래지향적 성장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국제사회에 물 관리 문제를 화두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화석 에너지는 대체가 가능하지만 물은 대체가 불가능하다면서 물 부족 문제와 홍수와 가뭄,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물 관련 재해를 언급한 뒤 이제 국제사회는 물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거버넌스(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좀 더 효과적인 국제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특화되고 통합된 물관리 협력 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친환경 녹색프로젝트였다며 이러한 경험과 성과는 한국을 동서로,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강들을 살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어져 용수 확보와 홍수 조절의 근본책을 마련함을 물론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제기구 설립이 쉽지는 않고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물 관련 국제기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관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