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이제 일자리 만드는 정치 좀 하라

Posted August. 25, 2009 07:45,   

日本語

최근 우리 경제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증시 회복세, 소비심리 호전, 외국인들의 대한() 직접투자 증가는 희망적이지만 국내기업 투자와 고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시가총액 기준 10대 기업의 올 상반기 투자액은 총13조817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 줄었다. 주요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전망도 밝지 않다.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정치권도 당연히 힘을 보태야 한다. 정치 안정과 법치 유지, 투자 및 고용 촉진을 위한 법제도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고 방종을 자유로, 거짓선동을 민주주의로 오도()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나라에서 기업에만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우리 정치는 일자리 만드는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에서 유효득표의 48.7%인 1149만표를 얻어 26.1%(617만표) 득표에 그친 민주당보다 530만표 이상 앞섰다. 공천 잡음에 따른 여권() 분열 속에 치러진 작년 총선에서도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대선과 총선 압승이 무색하게도 야당에 끌려 다니며 경제 및 민생 법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여당 내 세력간 계파 갈등, 좌파정권 10년간 정치사회 각계에 뿌리내린 신()기득권 세력을 두려워하는 웰빙 체질과 맞물린 지리멸렬이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은 말로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 여당 흔들기에 급급해 일자리 만들기를 오히려 방해하는 행태를 보이기 일쑤였다. 질 좋은 새 일자리를 만들고, 광우병 왜곡보도나 김대업 사기극 같은 기존 방송의 고질적 편파성을 시정하는데 도움이 될 미디어법 개정을 억지 논리를 내세워 반대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 그동안 사실에 대한 존중이라는 최소한의 보도윤리도 외면한 채 좌파정권과 유착해 방만한 경영을 해온 지상파 방송의 기득권을 지켜줘 정치적 이익을 얻겠다는 속셈이다. 걸핏하면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며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국회 안팎에서 불법폭력세력과 손잡는 것도 경제에 부담을 주는 행태다.

정치권은 국민의 구체적 삶과 무관한 그들만의 공론()에서 벗어나 재정 부담을 최대한 줄이면서 국민의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는 정책을 창출하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할 때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대의 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일하고 싶고 돈 벌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가 곧 국민통합의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