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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만화 CEO 열전

Posted August. 24, 200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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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창업자들의 만화 일대기가 전국 초중고교에 배포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SK의 고() 최종현 회장, 삼양사 고 김연수 회장, 금호아시아나 고 박인천 회장의 삶과 성공을 소재로 한 만화 CEO열전 6만6000여 부를 발간해 1만1000여 초중고교에 보낼 계획이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 고 정주영 현대 회장, 고 구인회 LG 회장, 고 박두병 두산 회장의 일대기는 올 1월 각급 학교에 전달했다. 꼭 대기업이 아니라 모범적인 중소기업인으로 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인들에 관한 책 중에 청소년들이 볼만한 것은 너무 적다. 위인전이나 전기()는 물론이고 존경하는 인물 순위에도 기업인은 없다.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그리고 에디슨 링컨 신사임당 퀴리 부인이 가장 많이 읽히는 위인전의 주인공이다. 몇 해 전 나온 위인전은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씨를 비롯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축구선수 펠레 등 예술가와 스포츠 스타 위주로 선정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기업인으론 컴퓨터 의사 안철수 씨가 유일했다.

H출판사 발행 고교 교과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안일한 경영활동을 했고,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기보다는 환경을 파괴시키거나 법률을 위반하더라도 목적을 달성하면 된다는 식으로 경영을 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학교 교과서에 기업과 기업인이 부정적으로 그려진 탓에 청소년들이 기업인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다.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일자리를 제공한 기업인들은 사회공헌도에 비해 위인전 분야에서는 제대로 대우 받지 못했다. 청소년들이 CEO열전을 보고 시장경제와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로잡았으면 싶다.

청소년들은 위인전과 전기를 읽고 장래의 꿈을 키운다. 대통령과 장군의 위인전은 원대한 포부와 꿈을 주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는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스포츠 연예스타와 인기인에 관한 신종 전기는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너무 상업주의적 냄새가 난다. 수백 년 전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은 물론 오늘의 스포츠 스타도 청소년들이 알아둘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인 건축가 엔지니어 교사 같은 역할 모델이 청소년들에게 필요하다.

박 영 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