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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없는 세진이 떠돌이훈련 안해도 된대요

Posted August. 01, 20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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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놓고 수영할 곳이 생긴 게 꿈만 같다.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을 수영 하나로 헤쳐 온 보람이 있다.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느껴진다.

로봇다리 수영선수 김세진 군(12)은 선천성 사지 무형성 장애로 양발이 없고 오른쪽 손가락도 두 개뿐이다. 그러나 꿈을 펼칠 기회가 찾아왔다. 수영장이 없어 전국을 돌아다니던 그에게 정착할 곳이 생겼다.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시 병점동 유앤아이센터 수영장이 그곳이다. 김 군과 어머니 양정숙 씨(40)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런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세진이가 좋아하는 수영을 시키려고 사정을 하고 수영장 청소를 자청하는 등 온갖 수모를 참고 지냈거든요.

양 씨는 김 군의 친어머니가 아니다. 생후 5개월 된 김 군이 보육원에 버려졌을 때 자원봉사를 갔다가 만났다. 그를 입양해 키운 지 11년. 특별대우를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장애아라는 이유로 받은 모든 멸시는 가슴에 담고 또 담았다.

김 군은 5세 때 재활을 위해 물을 접했고 수영을 배웠다. 4년 전에는 장애인 수영의 유망주로 손꼽혔다. 4월 영국에서 열린 장애인수영챔피언십 등급 S7(수영 지체장애는 S1S10으로 구분, S1이 가장 중증)에 참가해 금 3개, 은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김 군은 장애인재활전문 병원 건립을 추진하는 비영리공익단체 푸르메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유앤아이센터에 자리를 잡게 됐다. 3월 화성시가 푸르메재단에 병원 터를 제공하는 행사에 참가했는데 최영근 화성시장이 김 군의 사정을 듣고 흔쾌히 훈련 장소를 제공했다. 최 시장은 지도자를 영입해 장애 비장애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유소년팀을 창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김 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영법 자세가 좋고 노력형이라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단국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의 주종목도 박태환과 같은 자유형 200m와 400m이다.

김 군은 하루 3시간 이상 물에서 산다. 물 속이 편안하다. 힘 안 들이고 떠 팔만 저으면 앞으로 나가 너무 좋다는 게 그가 수영에 매달리는 이유다.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을 빼놓지 않고 지켜봤다는 그는 태환 형이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데 성적이 좋지 않아 안타깝다. 다시 일어서서 세계를 제패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군은 태환 형처럼 멋지게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꿈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2012년 런던 장애인올림픽 출전이 그 첫 번째 목표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