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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의 꿈 대박과 쪽박사이

Posted July. 10, 200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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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럽 축구리그는 뜨겁다. 시즌이 끝났지만 선수들의 이적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유럽 축구의 이적도 이제 남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재계약과 이근호(24)의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이적 등은 국내외 축구팬들에게 관심거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국내 선수들의 해외 이적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해외 리그 이적을 경험한 선수는 40명 정도. 국내 선수의 해외 이적에 대한 성공과 실패, 필수 조건을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에이전트 및 관계자 10명에게 들어봤다.

박지성-차범근 가장 성공적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박지성을 1순위 또는 2순위로 꼽았다. 박지성은 한일 월드컵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으로 이적했다. 여기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 박지성은 200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20082009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56)도 성공적인 이적 사례로 꼽힌다. 차 감독은 1978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엘 레버쿠젠 등에서 10년간 활동하며 308경기에서 98골을 넣었다. 당시 분데스리가는 유럽 최강의 리그였다.

이천수 이동국 실망스러운 사례

최근 팀 무단이탈 사건으로 임의탈퇴 공시된 이천수(28)는 가장 실망스러운 이적으로 꼽혔다. 이천수는 2003년 한국 선수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했다. 하지만 적응에 실패하며 쓸쓸히 짐을 싸야 했다. 두 번째 해외 진출인 네덜란드(페예노르트) 이적도 1년 만에 실패로 끝났다. 한 설문 응답자는 비록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이천수가 좋은 조건으로 재진출한 것은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동국(30전북 현대)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이동국은 2001년(베르더 브레멘독일)과 2007년(미들즈브러잉글랜드) 두 번의 해외 진출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이며 귀국했다. 이외에도 설문 응답자들은 김남일(빗셀 고베)의 엑셀시오르(네덜란드), 김동현(경남 FC)의 SC 브라가(포르투갈) 이적 등을 실망스러운 사례로 꼽았다.

기술, 체력, 정신력 갖춰야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뛰겠다는 목표로 땀을 흘리고 있다. 설문 응답자들이 말하는 해외 진출의 필수 조건은 무엇일까. 이들은 기술, 체력, 정신력 등 3가지를 기본 조건으로 꼽았다. 한 응답자는 90분간 쉴 새 없이 뛰며 공격과 수비 전환이 빠른 유럽 리그에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럽에 나가도 성공할 국내 선수로는 기성용(FC 서울)이 1순위. 응답자들은 기성용에 대해 수비력과 공격력에서 보강이 필요하지만 공수의 균형이 잡혀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볼 컨트롤과 프리킥을 높이 샀다. 해외 진출에 환상을 품고 있는 선수들에게 설문 응답자들은 끝으로 한 가지를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해외 이적이 곧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시작일 뿐입니다. 외로움과 차별을 극복하며 축구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김동욱 신진우 creating@donga.com niceshin@donga.com